자살 증가 요인은 ‘경쟁+우울증 복합적’

자살 증가 요인은 ‘경쟁+우울증 복합적’

입력 2010-06-02 00:00
업데이트 2010-06-0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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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국내에서 자살한 사람 수가 최근 5년 사이 가장 많았다는 통계에 전문가들은 자살을 예방하려면 경쟁 중심 사회에서 사람들이 앓는 정신적 문제를 치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2009년 자살 사망자는 1만4천579명으로 2008년(1만2천270명)보다 18.8% 늘어 2005년 1만4천11명 이후 4년 만에 다시 1만4천명을 넘어섰다.

 특히 20대 자살은 2005년 1천428명을 기록하고 2006년 1천148명으로 감소했지만 이후 3년간 최대 35% 증가하는 등 20~30대 젊은층의 자살 증가율이 크게 높아졌다.

 젊은층의 자살 증가가 늘어난 요인으로는 성공을 강요하는 분위기 속에서 경쟁에서 뒤처지거나 취업에 실패한 20~30대가 우울증 등을 극복하지 못해 생을 스스로 마감하려 한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현 건국대 신경정신과 교수는 “젊은 세대의 자살은 정신적인 문제로 충동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취직 자체가 안돼 사회 구성원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박탈감이 이들을 자살로 모는 한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연구를 해 보면 정신과적 문제로 자살하는 경우가 전체의 75%에 육박한다.통계에 자살원인으로 경제나 육체적 질병 문제가 잡혔더라도 결국 우울증 등 정신적인 문제가 함께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한상진 전 서울대 교수는 “경쟁 사회에서 자기실현의 길이 구조적으로 막혀 있다는 절망감 때문에 젊은 세대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며 “사회를 비난하면 자살을 할 확률이 낮지만 자신을 비난하기 시작하면 탈출구를 찾기 어려워지고 우울증에서도 빠져나오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 노인층의 자살(61세 이상,31.6%)도 결국 생활고,신체적 질병 등과 정신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하 교수는 “노인 자살의 위험인자로는 경제·사회적 고립감과 만성적 신체질환,우울증 등 정신질환 등 세 가지가 있다.두 개 이상의 요인이 맞물렸을 때 자살 확률이 급격히 높아진다”고 말했다.

 최진실,정다빈 등 유명 연예인의 자살을 모방한 ‘베르테르 효과’와 인터넷 자살 사이트의 활성화 등 예전에 비해 다양해진 자살 방식을 연구하고 대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한국자살예방협회 홍보이사인 윤대현 서울대 교수(정신과)는 “인터넷에 동반 자살 사이트도 많이 늘어나 자살을 부추기는 경향이 있다.감정도 감염이 된다고 혼자 하기 어려운 자살이 동조자가 생기면서 쉽게 이뤄지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자살을 단순히 개인 문제로 돌릴 것이 아니라 이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사회 환경을 분석하고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한 전 교수는 “자살을 예방하려면 취업문제 등 사회 구조뿐 아니라 교육 문제 전반에 걸쳐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자아성취가 어려운 구조적인 모순을 이겨낼 수 있는 튼튼한 자아를 만들 수 있도록 사회 구성원을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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