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서 ‘한반도 외교’ 차질 가능성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급작스런 낙마로 ‘외교적 공백’이 빚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천안함 외교와 후속대응을 최전선에서 진두지휘하고 당장 목전으로 다가온 유엔 총회와 11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준비해온 외교수장이 예기치 못한 변수로 ‘중도하차’하는 상황이 연출된 탓이다.
정부로서는 후임장관을 최대한 빨리 임명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외교적으로 끼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당장 후임장관이 정식 임명될 때까지 상당기간 ‘장관 공석사태’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로 각료임명 제청권을 가진 총리가 공석인 상황이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총리 임명동의와 제청,인사청문회 등 ‘정해진 절차’를 밟으려면 물리적으로 최소 30∼40일이 소요될 것이란 관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당분간 신각수 외교1차관이 장관 직무대행을 맡는 ‘대행 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지만 수장(首長)의 역할이 중요한 외교분야의 특성상 크고 작은 부작용이 파생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발등의 불은 이달 25일로 예정된 유엔 총회다.유 장관이 당초 맡기로 돼있던 기조연설도 문제이지만 총회기간 열리는 양자 외교가 더욱 큰 문제다.당장 천안함 후속대응과 6자회담 재개 전략이 중요한 외교적 과제로 부상한 현국면에서 이번 유엔총회는 한반도 정세흐름의 주요 분기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3년 가까이 외교적 대응을 주도해온 유 장관이 돌연 도중하차함으로써 한반도 정세대응에 있어 어려운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한 외교소식통은 ‘양자외교의 특성상 외교장관간의 소통과 친밀도가 중요하다’며 ‘자칫 매끄럽지 못한 상황들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유 장관 대신 외교장관 직무대행이 맡을 간능성이 높아 보인다.유엔총회 기조연설은 우리나라 정부를 대표해 행하는 중대 연설로 대통령이나 총리,외교장관이 맡아온게 관례였다.이명박 정부 들어 첫해에는 한승수 총리가,이듬해에는 이명박 대통령이,올해에는 유 장관이 연설할 예정이었다.
11월11일 서울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 준비에도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일단 G20 회의가 7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주무장관이 바뀔 경우 행사 준비에 부정적인 여파가 끼쳐질 것이란 우려들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유 장관은 한국이 G20정상회의 회원국들과 우호적인 외교관계를 형성해오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해왔고 그동안 G20정상회의 회원국들에 나가있는 대사들을 통해 관련행사를 측면에서 지원해왔다는 점에서 추후 준비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주요 외교스케줄에도 크고 작은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유 장관은 오는 9∼11일 이명박 대통령의 방러일정을 수행할 예정이었으나 불가능하게 됐다.장관 직무대행을 맡게될 것으로 보이는 신각수 외교1차관은 지난주말부터 예정된 중남미 출장을 취소해야할 상황이다.
외교장관의 공백은 국내적 영향보다도 국가의 대외적인 역할과 이미지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조속히 후임 외교수장이 선임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외교가에서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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