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발표한 이른바 ‘중금속 낙지머리’를 두고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전혀 다른 견해를 제시해 주목된다. 서울시가 낙지와 문어의 머릿속에 든 내장과 먹물 등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카드뮴이 검출됐다고 밝힌 것과 관련, 식약청은 “낙지와 문어는 안전하다.”고 정면으로 치받는 등 조사 방법과 해석을 놓고 전혀 다른 견해를 내놓고 있는 것. 이를 두고 시민들은 “도대체 낙지를 먹으라는 말이냐, 먹지 말라는 말이냐.”며 객관적인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식약청은 14일 “내장이나 먹물 등 낙지의 특정 부위만을 조사한 서울시의 조사방법이 일반적인 중금속 조사방식과는 다르다.”면서 “서울시의 검사치는 잘못된 검사방법으로 산출한 과장된 결과”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는 앞서 13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9건의 낙지와 4건의 문어 머리에서 중금속인 카드뮴이 기준치(1㎏당 2.0㎎)를 초과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검사 결과 중국산 낙지의 머릿속 내장에서 ㎏당 최고 29.3㎎의 카드뮴이 검출됐고, 문어 머리에서는 기준치를 15배 이상 초과한 31.2㎎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식약청은 “낙지에서 내장이 차지하는 비율이 10% 이하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시험 결과는 안전관리 기준치 이하”라고 일축했다. 실제로 서울시가 ㎏당 31.2㎎의 카드뮴이 검출됐다고 밝힌 문어의 경우 낙지 전체를 기준으로 한 식약청의 추정치로는 ㎏당 1.7㎎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13건 중 1건을 제외하고 모두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검사 기준에는 없지만 내장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습관을 고려, 사각지대를 조사했다.”면서 “결국 내장은 카드뮴 덩어리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식약청 관계자는 “특정 부위만을 따로 조사하는 법도 없고, 부위별로 중금속 기준치를 따로 정하지도 않는다.”면서 “(문제의 낙지와 문어는) 안전하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았다. 식약청은 검사한 샘플의 대표성도 지적했다. 13건에 불과한 ‘샘플’에서 얻은 결과를 국내에서 소비되는 모든 낙지와 문어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처럼 두 기관이 정반대의 의견을 내놓자 외식업계와 소비자들은 더욱 불안해 하고 있다. 서울 무교동의 한 음식점 관계자는 “서울시 발표대로라면 낙지를 먹지 말라는 것 아니냐.”면서 “식약청이 객관적인 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밝혀 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두 기관의 다른 주장에 소비자들은 혼란에 휩싸였다. 특히 국민의 관심이 큰 음식물 등에 관한 조사결과 발표는 정확성과 종합적인 지표를 통한 것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이번 조사결과 발표에도 오염 원인과 경로,유통 단계 등이 제대로 적시되지 않아 궁금증을 더했다는 지적이다. 두 기관의 주장엔 ‘어디서 어떻게’가 빠져 있다.
특히 낙지는 ‘펄속의 산삼’으로 불릴 정도로 영양가가 높아 관심도를 더했다. 인·철분·비타민·코발트·망간 등이 빈혈 예방과 정력 증진에 좋고 콜레스테롤을 방지하는 DHA가 함유돼 있다. 또 먹물은 항암·항균작용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전해진다. 낙지 등 수산물에서 나오는 먹물을 분리하면 항암 활성이 강한 뮤코다당류가 포함돼 항암효과 외에도 방부작용 및 위액분비 촉진을 돕는다고 알려져 있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많은 시민들은 머리에 영양성분이 많아 유익한 줄 알고 익혀 먹었다.”면서 “전체 중 일부에서 카드뮴이 축적돼 있다 하더라도 소비자로서는 좋을 것은 없는만큼 가능하면 머리 부위는 안 먹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힘없는 소한테 낙지 서너마리를 먹였더니 벌떡 일어났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대체 뭐가 맞는 건지 모르겠다.”며 아리송해 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얘기하는 이도 많았다. 환경오염이 심해지면서 바다와 갯벌에 중금속이 누적됐고 그 결과 작은 생물들이 중금속에 노출됐으며, 결국 문어나 낙지 등도 중금속에 오염된 먹이를 먹고 카드뮴 등이 쌓였다는 논리다. 카드뮴은 바위의 풍화작용 등으로 토양에 녹아 있거나 산업 및 농업 폐수로 유입되는 중금속으로, 체내에 들어오면 배출되지 않고 쌓인다.
최영훈·안석기자 ccto@seoul.co.kr
식약청은 14일 “내장이나 먹물 등 낙지의 특정 부위만을 조사한 서울시의 조사방법이 일반적인 중금속 조사방식과는 다르다.”면서 “서울시의 검사치는 잘못된 검사방법으로 산출한 과장된 결과”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는 앞서 13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9건의 낙지와 4건의 문어 머리에서 중금속인 카드뮴이 기준치(1㎏당 2.0㎎)를 초과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검사 결과 중국산 낙지의 머릿속 내장에서 ㎏당 최고 29.3㎎의 카드뮴이 검출됐고, 문어 머리에서는 기준치를 15배 이상 초과한 31.2㎎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식약청은 “낙지에서 내장이 차지하는 비율이 10% 이하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시험 결과는 안전관리 기준치 이하”라고 일축했다. 실제로 서울시가 ㎏당 31.2㎎의 카드뮴이 검출됐다고 밝힌 문어의 경우 낙지 전체를 기준으로 한 식약청의 추정치로는 ㎏당 1.7㎎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13건 중 1건을 제외하고 모두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검사 기준에는 없지만 내장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습관을 고려, 사각지대를 조사했다.”면서 “결국 내장은 카드뮴 덩어리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식약청 관계자는 “특정 부위만을 따로 조사하는 법도 없고, 부위별로 중금속 기준치를 따로 정하지도 않는다.”면서 “(문제의 낙지와 문어는) 안전하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았다. 식약청은 검사한 샘플의 대표성도 지적했다. 13건에 불과한 ‘샘플’에서 얻은 결과를 국내에서 소비되는 모든 낙지와 문어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처럼 두 기관이 정반대의 의견을 내놓자 외식업계와 소비자들은 더욱 불안해 하고 있다. 서울 무교동의 한 음식점 관계자는 “서울시 발표대로라면 낙지를 먹지 말라는 것 아니냐.”면서 “식약청이 객관적인 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밝혀 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두 기관의 다른 주장에 소비자들은 혼란에 휩싸였다. 특히 국민의 관심이 큰 음식물 등에 관한 조사결과 발표는 정확성과 종합적인 지표를 통한 것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이번 조사결과 발표에도 오염 원인과 경로,유통 단계 등이 제대로 적시되지 않아 궁금증을 더했다는 지적이다. 두 기관의 주장엔 ‘어디서 어떻게’가 빠져 있다.
특히 낙지는 ‘펄속의 산삼’으로 불릴 정도로 영양가가 높아 관심도를 더했다. 인·철분·비타민·코발트·망간 등이 빈혈 예방과 정력 증진에 좋고 콜레스테롤을 방지하는 DHA가 함유돼 있다. 또 먹물은 항암·항균작용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전해진다. 낙지 등 수산물에서 나오는 먹물을 분리하면 항암 활성이 강한 뮤코다당류가 포함돼 항암효과 외에도 방부작용 및 위액분비 촉진을 돕는다고 알려져 있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많은 시민들은 머리에 영양성분이 많아 유익한 줄 알고 익혀 먹었다.”면서 “전체 중 일부에서 카드뮴이 축적돼 있다 하더라도 소비자로서는 좋을 것은 없는만큼 가능하면 머리 부위는 안 먹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힘없는 소한테 낙지 서너마리를 먹였더니 벌떡 일어났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대체 뭐가 맞는 건지 모르겠다.”며 아리송해 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얘기하는 이도 많았다. 환경오염이 심해지면서 바다와 갯벌에 중금속이 누적됐고 그 결과 작은 생물들이 중금속에 노출됐으며, 결국 문어나 낙지 등도 중금속에 오염된 먹이를 먹고 카드뮴 등이 쌓였다는 논리다. 카드뮴은 바위의 풍화작용 등으로 토양에 녹아 있거나 산업 및 농업 폐수로 유입되는 중금속으로, 체내에 들어오면 배출되지 않고 쌓인다.
최영훈·안석기자 ccto@seoul.co.kr
2010-09-1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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