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주민 “추석인데…” 물난리에 망연자실

부평주민 “추석인데…” 물난리에 망연자실

입력 2010-09-21 00:00
수정 2010-09-21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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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을 하루 앞둔 21일 기습폭우가 내린 인천 북부 지역은 물폭탄을 맞은 것처럼 도심 곳곳이 흙탕물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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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까지 차오른 물  (인천=연합뉴스) 배상희 기자 = 21일 오후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인천 부평구 갈산동 주택가 일대가 성인 허리 높이까지 침수됐다.
허리까지 차오른 물
(인천=연합뉴스) 배상희 기자 = 21일 오후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인천 부평구 갈산동 주택가 일대가 성인 허리 높이까지 침수됐다.


 상습 침수지역인 인천시 부평구 갈산동 주택가는 이날 낮부터 200㎜가 넘는 비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순식간에 골목길이 침수돼 어른 허리 높이만큼 물이 차올랐다.

 흙탕물에 잠긴 길에 차마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하던 주민들은 지대가 높은 곳으로 올라가 물이 찬 마을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굴포천 둑을 따라 흙탕물이 80cm 가량 찬 골목길에는 빌라와 길가에 주차된 차량들,상가가 침수돼 주민들과 상인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부평구청과 소방안전본부 공무원들은 도로와 골목길에 찬 물이 굴포천으로 흘러 빠지도록 굴삭기 2대를 동원해 둑을 허물고 있었다.

 침수 피해를 입지 않은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모두 우산을 들고 나와 갑작스런 물난리를 지켜봤다.

 갈산동 정광아파트에는 물이 거의 1층 높이까지 차올랐다.

 주민들은 세숫대야를 이용해 지하에 찬 물을 빼내느라 분주했다.

 정광아파트 1층에 사는 주민 김병환(66)씨는 “명절이라고 서울에서 온 자식들이 추석 음식을 마련하다 주차해 놓은 차가 침수되는 걸 보고 서둘러 떠났다”며 “가족이 오랜만에 모였는데 속상하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굴포천 둑 주변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박광양(63)씨는 “명절이라 추석용 상품을 많이 사놨는데 가게에 물이 차서 모두 못쓰게 됐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같은 곳에서 음식점을 하는 손진영(26)씨도 “오후 2시부터 물이 차더니 이렇게 장사를 못하게 됐다”며 “명절에 비가 많이 온다는 예보가 있었는데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이제서야 둑을 허무는 당국이 한심하다”면서 방재 당국의 미숙함과 미비를 꼬집었다.

 현장에 나와있는 소방공무원은 “명절 휴일이라 복구에 필요한 물량 배급이 잘 안돼 복구가 늦어지고 있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사태를 해결하겠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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