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청이’ 소년원생이 받은 특별한 추석선물

‘언청이’ 소년원생이 받은 특별한 추석선물

입력 2010-09-23 00:00
수정 2010-09-2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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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구순구개열(언청이) 환자인 10대 소년원생이 추석을 앞두고 귀중한 선물을 받아 명절 인심을 훈훈하게 했다.

 23일 법무부와 서울소년원에 따르면 이 소년원에 재원 중인 보호소년 김모(17)군이 다일공동체 천사병원의 후원으로 다음달 말 전액 무료로 언청이 수술을 받게 됐다.

 보호관찰법 위반으로 지난해 12월 서울소년원에 들어온 김군은 외모에 대한 열등감으로 늘 입을 가리거나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등 불안한 태도를 보였다.

 소년원에서조차 마스크를 벗기 거부하는 김군의 모습을 안타깝게 여긴 임승훈 담임교사와 소년보호위원 김원균 목사는 지난 6월 다일공동체 천사병원의 문을 두드렸다.

 천사병원은 기독교 사회복지단체인 다일공동체에서 소외 계층을 위해 설립한 무료 병원으로 임 교사가 제출한 김군의 자료를 보고 흔쾌히 후원을 결정했다.

 김군의 사연을 들은 익명의 외국 유학생이 김군을 돕고 싶다며 자신의 콩쿠르 상금을 전액 쾌척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지난달 9일 김군에 대한 1차 진료에서 치아교정과 하악턱 교정 수술,상악 잇몸 복원수술 등의 순으로 모두 2년의 치료기간과 3천만원 이상의 진료 비용이 필요하다는 예상 이상의 결과가 나왔지만 별다른 장애는 되지 못했다.

 후원자가 낸 상금만으로 치료비를 충당하기 어렵게 되자 다일공동체와 한국얼굴기형환자후원회에서 추가로 지원금을 내 끝까지 치료를 돕기로 하는 등 김군에게 잊지 못할 추석 선물을 안겨준 것.

 임 교사는 “예전에 김군은 다른 사람이 무심코 쳐다보기만 해도 마음에 상처를 입는 등 외모 콤플렉스가 심했는데 이제는 마스크도 벗고 쾌활해졌다”며 “외모가 바뀐다는 생각에 성격도 밝아지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고 전했다.

 장기간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김군은 소년원에서 퇴원하는 다음달 말부터 본격적인 수술을 받게 된다.

 김군은 지난달 응시한 측량기능사 자격시험에서도 가채점 결과 무난한 합격이 예상되는 점수를 받아 겹경사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소년원은 김군이 장기간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수도권 지역의 일자리를 알선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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