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학교, 학업성취에 오히려 부정적”

“방과후학교, 학업성취에 오히려 부정적”

입력 2010-10-15 00:00
업데이트 2010-10-15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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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방과후학교’ 정책이 오히려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5일 한국교육개발원이 펴낸 제4회 한국교육종단연구 자료집 가운데 ‘중학생의 방과후학교 참여가 학업성취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연구 논문에 따르면, 방과후학교에 참여한 학생들의 국어 학업성취도 평균점수가 미참여 학생들에 비해 21점 가량 낮게 나왔다.

또 영어와 수학도 방과후학교 참여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평균점수가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보다 각각 23점, 19점 낮았다.

이번 연구는 2005년 중학교 1학년이던 학생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교육 발달 상황을 매년 추척하는 교육종단연구의 1~3차 연도 자료를 토대로 중학교 3학년생 6천161명을 설문 조사한 것이다.

다만 지역별로 구분했을 때 읍면지역에서는 방과후학교 참여 학생들의 국어·영어 두 과목 평균점수가 미참여 학생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방과후학교 참여가 지역 간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데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하지만 학생의 가정환경·개인특성·지역 등 배경 요인이 방과후학교 참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연구진은 배경이 비슷한 학생들만 따로 뽑아 다시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애초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방과후학교 참여 집단의 국영수 학업성취도 평균점수가 미참여 집단에 비해 저조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었다.

연구진은 “결국 학생들의 배경 차이에 따라 성적이 달라진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조사 표본 수가 줄어 이런 결과가 나왔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방과후학교가 학업성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조사결과에 대해 “학업성취가 낮은 학생들을 한 교실에 모아둘 경우 오히려 부정적 효과가 나타나는 ‘낙인효과’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방과후학교의 철저한 질 관리와 함께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을 자발적으로 참여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조사는 중3학년만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보다 엄밀하게 방과후학교의 효과성을 검증하려면 참여 정도, 시간, 자발적 의지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자료집에는 이 논문 외에 교육격차, 사교육, 학교풍토 등 12개 주제에 대한 총 38편의 논문이 실려있으며 이날 오후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리는 한국교육종단연구 학술대회에서 모두 발표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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