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토정책’ 영문판 집필 박양호 국토연구원장
“우리는 해외에서 정책을 수입하기만 했죠. 하지만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의장국이 됐고 세계 각국에서 한국식 개발을 인정하는 만큼 우리 국토개발 정책도 해외에 수출할 시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박양호 국토연구원장
●세계 각국에서 ‘한국식 개발’ 인정
박 원장은 최근 국토연구원에서 발간한 ‘한국의 국토정책’ 영문판에 직접 집필자로 참여했다. 그는 “이번에 출간한 ‘한국의 국토정책’은 개발도상국에 있어서는 국토개발의 교과서 역할을 할 것이고, 우리에게 있어서는 한국식 정책수출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원장은 “이미 우리의 국토개발정책은 다른 나라로부터 ‘한국식 개발’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을 만큼 독창성이 있다.”면서 “베트남의 경우에는 한국형 신도시를 개발하고 싶다고 도움을 요청해와 도움을 줬고, 캄보디아의 경우 지적 정리에 한국형 지적정보시스템(GIS)을 도입하고 싶다고 하는 등 개도국들의 지속적인 요구가 있다.”고 전했다.
박 원장은 앞으로 개발정책 수출에 있어서 한국이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개도국들도 개발에 녹색을 입히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면서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녹색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우리가 세계적인 개발정책을 이끌 수 있다.”고 확신했다.
●향후 개발 중심축 되는 개념은 ‘인벡’
국토연구원은 국토 개발에 있어서 ‘인벡(INBEC)’이라는 개념을 꼭 포함시키고 있다. ‘인벡’은 IT, 나노(N), 바이오(B), 에너지와 환경(E&E), 콘텐츠와 문화(C&C)의 영문 머리글자를 따서 조합한 말로 향후 개발에 있어서 중심축이 되는 개념이라고 박 원장은 말한다. 국토연구원은 인벡이라는 선진적인 개발 방식을 개도국에 전파하기 위해 새로운 개념의 기관도 구상하고 있다.
내년 1월에 출범 예정인 국토연구원 산하 ‘국제개발파트너’(GDP)는 지금까지 이벤트성으로 진행되던 개도국의 연수·교육을 전담함으로써, 연수·교육을 체계적이고 정기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국회에서 예산 심의를 받고 있으며, 심의가 끝나면 바로 조직 구성을 시작해 우리나라 개발정책의 해외 전파에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박 원장은 국내 국토개발의 미래에 대해 “2만 달러 시대까지의 개발은 양적인 개발, 먹고사는 개발이었다.”면서 “앞으로의 개발은 웰빙 개발로 경제적인 문제를 넘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더 많이 갖기보다는 더 행복한 개발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79년 국토연구원에 들어온 박 원장은 30년 동안 국토개발정책에 몰두하면서 갖게 된 노하우를 세계와 공유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제 한반도를 넘어서는 개발 개념을 갖고 세계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2010-11-02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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