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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초기대응 미흡”…방역당국 자성

“구제역 초기대응 미흡”…방역당국 자성

입력 2011-01-25 00:00
업데이트 2011-01-25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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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와 방역당국의 초기대응 미흡,구제역 최초 확인 전에 이미 타지역으로의 바이러스 전파,한파로 인한 방역 애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구제역 확산원인과 전파경로를 분석해 중간 발표한 문제점들이다.

 검역원은 특히 경북 안동에서 지난해 11월 중순 구제역 의심신고가 처음 접수됐을 때 당국이 간이검사키트의 ‘음성’ 결과에만 의존해 차단방역을 실시하지 않았고 나중에 확정판정이 나온 뒤에야 뒤늦게 방역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방역당국이 스스로 구제역사태의 초기대응에서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땜질 처방을 했다는 것을 자인한 셈이다.

 검역원은 이어 경기 안성시 고삼면의 방역 우수사례를 소개하며 철저한 방역을 거듭 당부했다.

 ◇간이키트에만 의존..사태 키워

25일 검역원에 따르면 작년 11월23일 안동의 돼지농가에서 처음 구제역 의심신고를 했으나 당국은 간이키트 검사에서 음성으로 판정됐다는 이유로 미온적으로 대처하다 사태를 키웠다.결국 그달 28일 해당농가는 구제역 양성 확정판정을 받았다.

 이후 당국은 부랴부랴 차단방역에 나섰지만 강력한 전파력을 가진 구제역 바이러스는 이미 주위를 오염시킨 뒤였다.

 검역원은 “이 양돈단지의 돼지에서 감염항체가 검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발병 뒤 이미 여러 날이 지났고,농장을 통제하기 전에 이미 돼지에서 배출된 바이러스가 농장주변을 심하게 오염시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검역원은 이어 “(구제역에 감염되면) 항체가 생기기 전에도 임상증상이 나타나므로 11월23일 검사자체가 음성으로 나온 것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당시 방역관계자들이 상부에 구제역 의심신고를 했다면 초동대응을 일주일 정도 빨리 시작했을 수 있다”면서 초동대응에 실수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구제역에 감염된 돼지는 하루 약 10억 개의 바이러스를 배출한다.당시 안동의 해당 양돈단지의 사육두수가 1만7천두로 이 가운데 5%가 구제역에 감염됐다고 가정해도 850×10억개의 바이러스가 배출된 것으로 검역원은 추산했다.

 소의 경우 구제역 바이러스 4~10개,돼지는 300~800개의 바이러스로 감염이 이뤄진다는 것을 고려하면 인근 지역이 구제역 바이러스에 심각하게 오염됐음은 자명한 일이다.

 검역원은 “우리나라는 외국과 달리 한 지역 내에 많은 농가가 밀집돼 있고 지역마다 축종이 특성화되는 특징이 있어 질병에 감염될 경우 그 피해가 크다”며 “경북 안동도 한우 집산지로,안동 양돈단지에서 배출된 구제역 바이러스가 주변 한우농가로 동시에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안동의 최초 구제역 발생농가 단지 반경 3㎞ 내 한우농가는 121농가에 1천778두를 기르고 있었다.

 ◇안동 집성촌 많고 회합 잦아 바이러스 급속전파

특히 검역원은 최초 발생지역인 안동에 대해 “집성촌이 많아 밀접한 인간관계가 형성돼 있어 평소 회합이 많은 지역”이라며 “구제역 발생 이후에도 발생농가와 비발생 농가 간에 자주 만나면서 바이러스가 급속히 주변지역으로 전파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안동의 한우농가는 대부분 동일한 사료를 사용하고 있어 차량오염 등과 농가의 차단방역 미흡으로 동시에 여러 농가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간이검사키트의 결과에만 의존해 초동대응에 허점을 드러낸 당국의 안일한 태도와 지역적 특성 외에도 강추위로 인한 차단방역의 어려움도 구제역 확산에 한몫을 했다.

 검역원은 “과거 구제역은 발생시기가 3,4,5월로 소독 등 차단방역에 큰 문제점이 없었지만 이번 구제역은 겨울에 발생했고 전국에 한파가 지속돼 소독 등 차단방역에 어려움이 컸다”고 밝혔다.

 ◇철저한 소독 거듭 당부..안성 고삼면 방역사례 참고

이미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됐지만 그래도 농가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준수해야할 수칙들이 있다.

 검역원은 △구제역 예방접종을 해도 2주가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고 그 전후에 언제라도 감염될 수 있는 만큼 백신접종 이후에도 최소 한 달간 강력한 차단방역과 소독 실시 △한파로 소독이 충분치 않은 점을 감안해 해빙기에 철저한 주변소독 △농장을 출입하는 모든 사람과 차량에 소독 실시 등을 거듭 당부했다.

 특히 경기 안성시 고삼면의 방역 우수사례는 귀 기울여봄직 하다.

 검역원에 따르면 고삼면은 면장과 농협조합장이 긴밀히 협조해 성공적인 방역활동을 수행해 구제역의 확산을 철저히 차단했다.

 고삼농협은 전국 곳곳에서 구제역 발생소식이 들리자 지난달 23일 광역방제기 2대를 구입해 관내 축사 소독을 시작했고,이달 4일에는 모든 축산농가에 휴대용 소독기와 소독요령 매뉴얼을 지급했다.

 7일에는 고삼면의 모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지만 고삼면은 예방접종이 이미 완료된 상태여서 발생농장만을 매몰처리하고 반경농장에 대해서는 철저한 차단방역을 계속 시행하고 있다.발생농장 반경 500m 이내의 모든 도로에 대한 소독이 매일 이뤄지고 지난 10일부터는 반경 3㎞ 내에 사료를 공급하는 차량을 지정해 운영 중이다.

 그 결과 구제역 발생농가 반경 10m 내 1개 농가 소 74두를 포함해 반경 500m 이내에 있는 총 18개 농가(소 381두)에서 아직 구제역 발생사례가 한 건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검역원은 한편,바이러스의 공기 전파와 야생동물에 의한 전파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증거나 사례는 밝혀지지 않았다”며 가능성을 낮게 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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