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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구제역에 전통시장 상인들 ‘설대목’ 놓치나

AI·구제역에 전통시장 상인들 ‘설대목’ 놓치나

입력 2011-01-30 00:00
업데이트 2011-01-3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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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주 최대의 전통시장인 육거리 시장 끝자락에 위치한 도계장.

 도내 야생조류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첫 양성반응이 나온 이후 보름여만인 29일 문을 연 탓인지 설을 코앞에 두고서도 예년에 비해 한산한 분위기였다.

 이 곳에서 16년째 도계장을 운영하고 있는 윤승재(50)씨는 “그나마 설을 앞두고 문을 열 수 있어 불행 중 다행”이라면서도 “지난 13일부터 27일까지 장사는 못했지만 월세는 꼬박 내야 했고,이제 장사좀 시작하려니까 닭값이 1천500-2천원씩 올라 경제적 타격이 크다”라고 하소연했다.

 바로 옆 도계장에서 일하던 이모(68)씨 부부도 “주말인데다 설을 앞두고 있는데도 손님들이 문을 열었다는 사실을 모르니까 평소보다 매출이 확 줄었다”며 “2월4일까지는 영업을 계속할 수 있으니까 그저 손님들이 많이 오길 기대하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도계장처럼 아예 영업을 못한 건 아니지만 사정이 어렵기는 구제역 파동을 겪고 있는 정육점도 마찬가지.

 육거리 시장 정문에서 200m정도 지나 목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정육점을 찾아봤지만,바쁘게 고기를 썰고 손님을 상대하는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민모(57)씨는 “구제역이 발생하기 전에는 돼지 30-40kg 사오는 데 30만원이면 충분했지만 지금은 100만원을 웃도는 수준이라 설대목은 기대도 못한다”며 “손님들도 가격만 묻고 발길을 돌리거나 고깃값이 부담스러워 평소 사가던 수준의 절반정도만 요구한다”고 말했다.

 AI에,구제역에,낮에도 영하권에 머무는 맹추위까지 이어지다보니 값을 흥정하느라 실랑이가 벌어져야 할 전통시장에서 손님들은 추위를 피해 후다닥 필요한 물건만 사서 빠져나가기에 바빴고 상인들은 추위를 피해 담요로 손을 가리거나 작은 불씨에 몸을 녹이느라 여념이 없었다.

 주부 김모(61.여)씨는 “이것저것 구경하고 흥정하려고 전통시장을 찾았는데 너무 추워서 눈에 보이는 것만 빨리 사서 집에 가야겠다”며 “빠뜨린 게 있으면 다음엔 마트로 가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설 전 마지막 주말을 맞은 육거리 시장은 오후 7시가 되자 곳곳에서 장사를 접는 등 설 대목을 기대하기 어려운 풍경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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