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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연료 없이 라면 10분·감자 1시간에 OK”

“별도 연료 없이 라면 10분·감자 1시간에 OK”

입력 2011-06-06 00:00
업데이트 2011-06-06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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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추협’·서울과기대 환경의 날 맞아 저소득층에 태양열 조리기 선물

5일 오전 11시 서울 창신동의 판자촌에 가로 약 1m, 높이 약 2m 크기의 ‘태양열조리기’가 설치됐다. 창신동 판자촌은 서울 시내 마지막으로 남은 판자촌이다. 14가구 60명 정도가 사는 무허가 판자촌에는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다. 주민들은 좁고 허름한 집에서 액화천연가스(LPG)의 가스통을 구입해 밥을 해먹으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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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앞에서 두번째)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이사장과 자원봉사자 이민재(맨 앞)군이 5일 서울 창신동 판자촌에서 주민들을 위해 설치한 태양열조리기를 이용해 계란을 익히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권성(앞에서 두번째)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이사장과 자원봉사자 이민재(맨 앞)군이 5일 서울 창신동 판자촌에서 주민들을 위해 설치한 태양열조리기를 이용해 계란을 익히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환경보호·연료비 절감 동시에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 소속 자원봉사자들과 서울과학기술대 그리니스트 최고전문가과정 소속 원생들이 모여 창신동 판자촌과 쪽방촌, 구기동에 있는 강양임 할머니댁에 태양열조리기를 설치했다. 이날은 유엔이 정한 제16회 ‘환경의 날’이다. 인추협과 그리니스트 50명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 환경보호와 동시에 연료비를 절감해 저소득층의 가계에 도움을 주고자 태양열조리기를 설치했다.

태양열조리기를 설계한 김창현 책임교수는 “인도와 아프리카 같은 빈민층이 많은 나라에서는 태양열조리기를 사용하고 있다. 이번에 설치한 태양열조리기는 우리나라 위도와 경도를 고려해 맞춤 제작했다.”고 말했다.

●총 6대… 대당 제작비용 150만원

총 6대의 태양열조리기를 제작하는 데 1개월 정도 걸렸다. 비용은 한 대에 150만원가량 들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설치된 철판이 태양열을 한데 모아 유리를 통과한다. 통과된 적외선이 유리 안의 공기를 데우고 그 공기가 음식물을 익히는 것이다. 태양열을 이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연료가 필요하지 않다. 석유나 석탄 같은 화석연료를 쓰지 않으므로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하지도 않는다. 연료비 절감과 환경보호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오우훈 운영교수는 “라면은 10분, 고구마 감자는 물을 넣지 않은 채로 1시간이면 조리해서 먹을 수 있다.”면서 “비가 오면 이용하기 어렵다는 게 단점”이라고 말했다.

판자촌에 사는 김모(63)씨는 “지금 당장 라면을 끓여서 먹어 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씨는 “LPG 가스통을 2달에 한번 4만원에 구입하는데 잘만 쓰면 연료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날 오전 11시에 태양열조리기에 넣어 뒀던 계란이 한 시간쯤 지나자 반숙이 됐다. 뜨겁게 익혀진 계란을 보고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권성(언론중재위원장) 인추협 이사장은 반숙된 계란을 한입 먹으며 “아주 잘 익었다. 태양열조리기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진광 인추협 상임이사는 “나머지 3대는 지방에 설치할 예정이다. 이러한 대안에너지 활용이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2011-06-0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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