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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민통선서 육군 상병 전기울타리에 ‘감전사’

파주 민통선서 육군 상병 전기울타리에 ‘감전사’

입력 2011-06-06 00:00
업데이트 2011-06-0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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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피해 늘며 설치 급증 “안전대책 서둘러야” 지적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지역에서 육군 병사가 부대 인근에 설치된 농업용 전기울타리에 감전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6일 오전 7시35분께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읍내리 민통선지역에서 육군 모 부대 소속 이모(22) 상병이 논 주변에 설치된 전기울타리에 감전돼 숨졌다.

군(軍)에 따르면 이 상병은 이날 평소처럼 중대원들과 함께 달리기하다 몸이 좋지 않다며 부대에서 400m가량 떨어진 지점을 지날 무렵 선임병과 함께 대열에서 빠져나왔다.

이 상병은 중대원들이 돌아올 때까지 쉬려고 길 밖으로 나오다가 전기울타리를 건드려 정신을 잃었으며 함께 있던 선임병의 소리를 듣고 달려온 중대원들이 부대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시간여만에 숨졌다.

논 주인은 야생동물 피해를 막기 위해 전기울타리를 설치했으며 철선 3줄 중 2줄에 220V짜리 전기가 흐른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논 주인이 밤에만 전기울타리를 사용했는데, 사고 당시 전기가 차단되지 않았다”며 “전기울타리를 알리는 표지판도 없었다”고 말했다.

군은 숨진 이 상병의 시신을 국군 벽제병원으로 옮겼으며 유족과 협의해 시신 부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군 헌병대는 논 주인과 중대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중이며 경찰도 논 주인을 불러 전기울타리의 불법 여부를 조사중이다.

한편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야생동물 퇴치용으로 설치된 전기울타리에 대한 안전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동안 전기울타리로 인한 인명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민통선지역의 전기울타리는 야생동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농작물 피해가 급증하면서 2003년부터 등장하기 시작해 현재는 타이머와 수동 등 두가지 방식으로 진화한 상태지만 사고 위험이 높아 대부분 자제하고 있다.

특히 민통선지역의 경우 군 작전에 방해되는 데다 정기적인 부대 교체로 전기울타리 같은 개인시설은 파악하기 어려워 사고 위험이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사고도 이날 안개가 많이 껴 숨진 병사가 전기울타리를 발견하지 못했을 것으로 군은 추정하고 있다.

민통선 밖에서도 사고가 이어져 지난달 20일 강원도 평창에서 마을주민 함모(50.여)씨가 배추밭에 설치된 220V짜리 전기울타리에 감전돼 숨졌고 지난 2009년 7월 강릉에서는 고추를 따던 관광객 2명이 울타리 감전으로 숨져 밭주인이 법정구속되기도 했다.

그러나 자치단체가 산밑에 있는 밭 위주로 일반 철조망 설치를 지원하다 보니 순위에서 밀린 논ㆍ밭 주인들이 피해를 견디지 못하고 전기울타리를 설치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파주시 관계자는 전했다.

파주시 관계자는 “전기울타리 자체는 불법시설이 아니므로 법적으로 제재할 수 없다”며 “야생동물 피해도 방치할 수 없기 때문에 안전을 고려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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