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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 선 현대차아산공장..1천대 생산 차질

멈춰 선 현대차아산공장..1천대 생산 차질

입력 2011-06-10 00:00
업데이트 2011-06-1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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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 사항이 관철되지 않으면 절대로 라인을 가동할 수 없습니다.”

10일 오후 3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내 조립공장.

활발히 돌아가야 할 컨베이어 벨트는 자동차 뼈대만 덩그러니 올려진 채 멈춰 서 있고, 벨트 옆에서 조립해야 할 근로자는 보이지 않았다.

지난 9일 오전 공장 내에서 노조원인 박모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되면서 노조가 같은 날 오후 2시30분부터 전면 조업 거부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날도 공장 전체 주간조 근로자 2천여명이 오전 8시까지 작업장으로 정상 출근했지만, 작업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축구장 10개(8만5천㎡) 정도의 크기로 아산공장내 7개의 작업공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조립공장에는 평소 같았으면 900여명의 직원들이 땀을 흘려 가며 쏘나타와 그랜저 차체를 조립하고 있어야 했지만, 이날은 각자 소속된 공장내 서클룸(휴게실) 등에 삼삼오오 모여 휴식을 취하거나 앞으로의 노사대화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뿐이었다.

노조 소식지를 돌리던 김모(36)씨는 “어제 한 동료가 타임오프제 시행에 반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사측에 항의하기 위해 조업거부에 나선 것이고, 노조원들은 각각의 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10일) 오전에 비상대책위를 꾸렸고, 사측에 제시할 5개 요구 사항을 정리했다”며 “오후 2시부터 노사 협상에 들어간 상태”라고 덧붙였다.

근로자들은 사측이 타임오프제를 강도 높게 밀어붙이면서 동료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성토했다.

한 노조원은 “숨진 동료가 노조 전임자는 아니었지만, 노조 소속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조합원들을 면담하는 데 쓴 시간을 회사측에서는 타임오프제 시행을 이유로 무급처리 하거나 무단이탈이라고 지적했다”며 “타임오프제 도입 이전에는 모두 유급처리됐어야 할 행위를 사측으로부터 지적받으면서 상당히 괴로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노조원은 “산업재해에 준하는 처우를 해주고, 미망인 취업과 유서상 실명거론자 처벌, 공장장 공개사과, 조합활동 보장 등 5개안을 들어주지 않으면 절대로 조업에 나설 수 없다”며 “이번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생산을 전면 중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아산공장을 비롯해 전주공장, 울산공장 등 3곳에 숨진 노조원의 분향소를 설치하고 조합원들이 조문토록 하고 있다.

노조의 조업거부로 이날 오후 3시 현재까지 아산공장에서는 쏘나타와 그랜저 약 1천200여대의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피해액은 250여억원 정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사측은 전했다.

사측 관계자는 “고인의 죽음은 타임오프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노조활동에 제약을 받았다고 판단되지는 않는다”면서 “회사와 노동조합이 합의한 산보위원 규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근무처리 돼 왔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노사 양측에서 생산 중단 상태가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을 하는 점이다.

장기화할 경우 지난달 19일부터 24일까지 자동차 엔진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유성기업의 파업으로 6천610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던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는 만큼 최악의 사태까지는 이르지 말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노사 양측에서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측은 “공장을 서둘러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노조와의 대화에 성실히 응하고,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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