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료 거래 횡령 혐의 놓고 법리 공방
1천400억원대의 횡령ㆍ배임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이호진 회장 등 태광그룹 전ㆍ현직 고위 간부들의 첫 공판이 22일 열렸다. 이 회장과 모친 이선애씨는 나란히 휠체어를 타고 출석했다.환자복 차림의 이 회장은 이날 오후 1시50분께 이동식 침대에 누운 채 구급차를 타고 공판이 열린 서울서부지법 청사 입구에 도착, 휠체어로 갈아타고 재판정에 들어갔다.
지난 4월초 간암 수술을 받고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인 이 회장은 체중 감소로 볼이 홀쭉해지고 평소보다 길게 기른 머리카락이 다소 헝클어져 초췌한 모습을 보였다.
이 회장의 어머니인 이선애 전 태광그룹 상무는 이보다 앞서 오후 1시30분께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와 역시 휠체어로 갈아타고 법원 청사 안으로 향했다.
이 회장은 링거 주사를 팔에 꽂은 채 피고인석에 앉았지만 비교적 꼿꼿한 자세로 재판에 임했다.
그러나 83세의 고령인 이 전 상무는 귀가 잘 들리지 않는듯 재판부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가 하면 이따금 상체를 숙이며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이 입원 전에 비해 몸무게가 8㎏이나 빠지고 우울 증세가 생겨 정신적으로도 좋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김종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이 회장 등이 무자료 거래와 회계 부정처리, 임금 허위지급 등의 수법으로 회삿돈 536억여원을 횡령하고 골프연습장 헐값 매도 등으로 그룹 측에 955억여원의 손실을 떠넘겼다고 공소 사실을 밝혔다.
변호인은 최대 쟁점인 무자료 거래에 의한 횡령 혐의에 대해 “정상 거래와 무자료 거래를 구분한 검찰의 수사에 자의적인 부분이 있다. 상당 부분은 이중으로 계산됐다”고 반박, 치열한 법리 공방을 예고했다.
다음 공판은 7월6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