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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대에서만 50년 근무..육군 39사단 김선길씨

한 부대에서만 50년 근무..육군 39사단 김선길씨

입력 2011-06-28 00:00
업데이트 2011-06-28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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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병과 부사관, 군무원 등으로 한 부대에서만 50년 가까이 근무하는 전기 기술자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육군 39사단 공병대대에 근무하는 김선길(70)씨.

경남에 주둔하는 39사단은 지난 20일로 부대창설 56주년을 맞았는데 김씨는 이 부대에서만 군인ㆍ군무원을 넘나들며 통신ㆍ전기분야에서 50년 가량을 일하고 있다.

39사단과 그의 인연은 196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남 밀양시가 고향인 그는 22살이던 1962년 논산훈련소를 거쳐 39사단 통신병으로 2년을 복무했다.

당시 부대 모습에 대해 김씨는 “사단에 처음 전입왔을 때 부대 앞은 온통 논밭이었고, 집도 몇 채 없었다. 초가집 단칸방 월세가 300원하던 시절이었다”고 회생했다.

그러다 직업군인에 뜻을 두고 부사관에 지원해 1964년 6월 통신병과 하사로 임관했다.

1969년 중사로 군복을 벗었지만 전기기술을 익힌 뒤 1970년 전기담당 군무원으로 39사단에 다시 돌아왔다.

1999년 정년퇴직을 했지만 다음해부터 전기담당 계약직 근무원으로 계속 일하고 있다.

한 부대에서만 반세기 가량 근무하다 보니 에피소드도 많고 장병들의 생활여건이 나날이 달라지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그는 “1970~80년대에는 전봇대가 나무로 만들어져 장마나 태풍이 오면 몇 개씩 쓰러지면서 전기가 끊어지곤 했다”며 “언젠가 추석 때는 부대 변압기가 고장이 나 차례도 못 지내고 한전에 가서 각서를 써고 변압기를 빌려온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1970~80년대 군부대의 전기사정이 사회에 비해 좋은 편이었지만 당시 격오지 근무장병의 생활여건은 매우 열악했다고 기억했다.

”1980년대 중반쯤 해안경계 임무를 해양경찰로부터 넘겨받았는데 인수받은 소초와 초소 135개 모두 전기공급 상태가 좋지 않았어요. 전기가 없으니 장병들이 물을 지게로 날라다 썼는데 먹을 물도 부족해 제대로 씻을 수가 없었죠. 그래서 우물을 파고 펌프를 설치해 준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작은 볼트 하나에서부터 전기시설 공사에 이르기까지 39사단 작전지역 가운데 그의 손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일흔인 요즘에도 유압 크레인이 들어가지 못하는 곳은 직접 전봇대를 타고 올라 보수작업을 할 정도로 손자뻘인 병사들과 함께 자신의 기술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라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는 “오래 근무하고 전역하는 부사관 선배들을 보면서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벌써 50년이 됐다”며 “올해 12월이면 계약이 끝나는데 부대측에서 계속 일하기를 바라고 있어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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