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 간 부산과 거제를 이어왔던 여객선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해운업계에서는 한국전쟁 당시 흥남∼원산∼부산∼거제를 운항했던 여객선 메레디스 빅토리(meredith victory)호가 종전 후인 1953년 부산∼거제 항로를 운항한 것이 이 항로에 처음으로 상업 목적의 여객선이 운항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지방해양항만청은 거가대교 개통으로 승객이 크게 줄어 휴업 중이던 부산∼거제 항로 운항 4개 여객선사 모두 ‘해상여객운송사업면허 폐업신고’를 제출, 수리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 여객선사는 거가대교 개통 전까지 부산과 거제(고현, 장승포, 옥포)를 하루에 2∼3차례 왕복 운항했지만, 지난해 말 거가대교가 개통하면서 승객이 90% 이상 급감해 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여객선사들은 지난해 말 휴항계를 내고 운항을 중단해오다 이날 해상여객운송면허 반납하고 폐업한 것이다.
이 항로를 운항하던 선박들은 일부 다른 항로에 투입됐고, 일부는 해외에 매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객선사 관계자는 “2003년 이런 피해를 예상하고 부산시와 경남도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검토해보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다 결국 폐업하고 말았다”며 “버스 준공영제처럼 양 지자체가 지원해 부산∼거제 여객선 일부를 살려주고 해고된 직원들에게는 대체 일자리를 알선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부산∼거제 항로에는 ㈜서경, ㈜가고오고, ㈜청해진해운, 서경해운 등 4개 선사가 3개 항로에 여객선 6척을 운항했었다.
부산해항청은 끊어진 부산∼거제 뱃길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볼 예정이지만, 여객운송수요가 크게 떨어져 새로운 여객선사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