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170mm 비에 ‘우르르’…사고 현장 처참

170mm 비에 ‘우르르’…사고 현장 처참

입력 2011-06-30 00:00
업데이트 2011-06-30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흙더미에 차량 깔려 뒤집히거나 밀려 아수라장 도로확장ㆍ철로이설 공사 안전대책 ‘미흡’

서울 노원구 월계동 초안산 ‘마들로’. ‘물폭탄’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4명의 사상자를 낸 동부간선도로 확장 공사장 현장이다.

29일 오후에 찾은 산사태 현장은 도로를 덮친 황토색 흙이 도로 중간중간 여전히 쌓여 있는 등 복구 작업이 완료되지 않아 온통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이날 서울에 170mm가량의 폭우가 내리면서 토사 1천500여t이 순식간에 초안산으로부터 인접 2차선 도로로 쏟아졌다.

이날 사고로 차도를 지나던 차량 3대가 흙더미에 깔리거나 밀려 중랑천 둔치로 떨어지면서 유모(48)씨가 숨지고 3명이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무너진 토사는 도로 가드레일을 뚫고 중랑천 둔치까지 40m가량 흘러내렸다.

흙이 무너지면서 함께 뽑혀나간 나무와 풀이 군데군데 뿌리를 드러낸 채로 눈에 띄었고 철로와 차도를 구분하는 높이 2m가량의 옹벽도 일부가 무너졌다.

현장을 찾은 오후 3시께 부상자 일부가 타고 있던 승합차는 앞범퍼가 완전히 떨어져 나가고 뒤집힌 채 중랑천 둔치에 놓여 있었다.

사고 이후 현장을 목격한 한 관계자는 “무너진 토사가 도로를 막고 있었고 승용차가 흙더미에 3분의 2 정도 파묻힌 데다 지붕이 완전히 찌그러져 형태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전했다.

이날 사고는 초안산 옆을 지나는 동부간선도로의 확장과 더불어 경원선 철로를 산 안쪽으로 이설하고자 산을 깎아내기 위한 예비 공사를 하던 중 발생했다.

사고 지점에는 빗물 물길을 돌리기 위한 유도 배수로가 설치돼 있었지만 유량을 감당하지 못해 지반에 물이 스며들면서 붕괴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공사 발주처인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과 시공사인 풍림산업 관계자들은 전했다.

또 H빔과 흙막이판 등 가시설 공사가 철로 후방 20m 지점에서 진행되고 있었지만 사고 지점에는 설치돼 있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4~5월에 풍수해 예방을 위한 안전 점검을 하기도 했다. 가시설 설치를 해오던 중 사고가 일어났다”며 “천재지변은 열려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공단 관계자는 “1차적 책임은 시공사에 있고 2차적으로는 감리 업체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풍림산업 관계자는 “비가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비닐 포장도 했지만 계곡부위여서 물 흐름이 많았다”며 “물길을 터 놓는 공사를 했지만 유량이 많아 유도 배수도 부족했던 것 같다. 유실 위험이 있는 부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포장면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근 주민들은 차량 통행이 많은 도로에서 이같은 대형 사고가 빚어진 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월계동 주민 이모(53)씨는 “마들로를 매일 지나다니고 중랑천변에 운동도 다니는데 태풍 ‘메아리’가 왔을 때도 해당 공사 현장에서 토사가 흘러내리는 것을 봤다”며 “이건 인재다. 불안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7시 현재 경찰과 소방당국은 소방인력 등 400여명과 굴착기를 동원해 막바지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당국은 “일단 추가 붕괴 위험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철도시설관리공단과 시공사 측에서 추가 유실을 막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선로에 토사가 덮이면서 운행이 중단됐던 지하철 1호선 성북~도봉 구간 통행을 이날 오후 6시10분께 재개했으며, 마들로에서도 오후 8시께부터 다시 차량 통행이 가능할 것으로 경찰과 소방당국은 내다봤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