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병 “나는 문제아” 메모… 전입 후 특별관리

김상병 “나는 문제아” 메모… 전입 후 특별관리

입력 2011-07-06 00:00
업데이트 2011-07-0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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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조사단 수사결과 발표

해병대원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기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고 있다. 사건은 합동조사단의 조사 과정에서 해병대 내 고질적인 병폐와 개인의 부대 부적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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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5일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강화도 해병대 총기 난사 사고 희생장병 4명의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들이 영정에 손을 뻗으며 울부짖고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아들아…
5일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강화도 해병대 총기 난사 사고 희생장병 4명의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들이 영정에 손을 뻗으며 울부짖고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김민찬 상병은 사건을 일으킨 이유로 ‘기수열외’를 시사했다. 기수열외는 기수로 얽혀 있는 해병대에서 선임 등이 집단으로 ‘왕따’시키는 고질적 악습이다. 군 관계자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김 상병이 집단 따돌림과 구타 등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대 내 부조리 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조사단이 같은 부대에서 지난 4월 전역한 예비역 이모씨를 조사한 결과 “(김 상병이) 후임병인 권모 일병이 자신보다 한 살 많아서인지 선임대우를 안해 준다는 불만을 토로했다.”는 진술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역시 기수열외에 대한 암시였다.

하지만 김 상병 자신도 군 문화에 적응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입대 후 인성검사에서 폭력적이고 단체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합조단 조사에서 해당 소초장은 “김 상병이 훈련소에서 실시한 인성검사 결과 불안, 성격장애, 정신분열증 등이 확인돼 지난해 9월 소속대 전입 후 특별관리 대상으로 관리해 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부대원들도 “(김 상병이) 다혈질적이고 불안정한 성격이었으며 임무를 주면 게으르고 귀찮아했다.”고 진술했다. 합동조사단이 그의 물품에서 발견한 메모에서는 “저를 바꾸려고 노력한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었다. 제가 그만큼 문제아였고 학교 다닐 때도 그랬다.”고 스스로의 성격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했다.

김 상병은 참사가 발생한 4일 오전 4시20분쯤 제1생활관에서 취침 후 기상했다. 8시부터 오전 취침을 한 김 상병은 오전 10시 상황실에서 고(故) 이승렬 상병과 대화를 나누다 상황실을 감독하던 부사관이 흡연 등을 위해 자리를 비우자 상황실 복도에 있는 총기보관함에서 K2 소총과 탄환 75발, 수류탄 1발을 훔쳤다.

김 상병은 10시 30분쯤 잠에서 깬 후임병에게 “일병 ○○○을 죽이고 싶다.”고 말했다. 후임병은 김 상병에게서 술 냄새가 났다고 진술했다. 김 상병의 말에 놀란 후임병은 “그러지 마십시오.”라고 말했으나 김 상병은 11시 40분쯤 범행을 저질렀다.

김 상병은 부대 전화부스 옆에서 오전에 상황실에서 대화를 나눈 이 상병을 조준사격했다. 이어 부소초장실 입구에서 고 이승훈 하사에게 총격을 가했다. 이 하사가 쓰러지자 2생활관으로 뛰어가 잠을 자고 있던 고 권승혁 일병을 향해 세 차례 총을 쐈다. 이어 고 박치현 상병에게도 총격을 가했다. 그는 이어 총소리에 놀라 깬 권혁 이병에게 총을 겨눴다.

사건 발생후 10분여. 제지당한 김 상병은 소총을 2생활관 앞 복도에 둔 채 수류탄만 들고 밖을 향해 뛰었다. 총성 소리에 놀라 달려온 소초장과 마주치자 “죄송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도주했다. 김 상병은 체력단련실 옆 창고에서 수류탄을 터뜨려 자살을 기도했지만 실패하고 동료들에게 검거됐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2011-07-0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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