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이상 근속형사 전출방침에 경찰 ‘술렁’

7년이상 근속형사 전출방침에 경찰 ‘술렁’

입력 2011-07-07 00:00
업데이트 2011-07-0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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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여론 비등…”수사권 조정 앞서 쇄신 필요”



경찰 수뇌부가 주요 지역 동일 경찰서에서 7년 이상 근속한 경찰을 타 권역 경찰서로 전출하는 인사 방침을 7일 내놓으면서 경찰 조직이 술렁이고 있다.

경찰 수뇌부가 부패 경찰을 질타하면서 모든 경찰의 명예가 도매금으로 훼손되고 있다는 불만부터 장기 근속자를 뺄 경우 일선 경찰서에서 치안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개정 형사소송법 통과에 따른 대통령령 제정을 앞두고 수사권을 확보하려면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는 등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자성론도 동시에 나온다.

경찰청이 서울과 경기 및 인천·대전·광주·대구·울산·부산 등 6개 광역시 형사 부서 장기 근무자에 대한 인사 교류 방침을 이날 밝히면서 전국 상당수 경찰이 동요하는 분위기다.

인사교류 대상이 예상외로 큰 폭으로 늘어났다는 점이 일단 관심사였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4일 기자간담회에서 “강남 지역에서 누적 5~7년을 근무한 형사들을 다른 지역으로 전출시키는 인사 제도를 올해 7월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서울 강남 지역을 지목했지만 실제 인사 교류 대상은 서울과 경기 및 6대 광역시 등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당 8개 경찰청 산하 형사 5천700명 중 약 20%인 1천100여명이 이달 인사 대상이 됐다.

서울 소재 경찰서에 근무 중인 경장급 경찰은 “당초 서울 강남 지역만 대상으로 하는 줄 알았다”라며 “인사 대상이 커졌는데 인사 원칙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일선에선 조 청장이 일부 강남 인근 경찰서 형사들이 관내 유흥업소들과 유착된 것 같다는 식의 발언을 한 데 대해 성토하는 분위기다.

강남경찰서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는 한 경찰은 “강남 인근 경찰서 근무자 모두가 매도될 수 있는 발언이라는 점에서 개탄스럽다”며 “현지 사정을 잘 아는 경찰이 떠나면 치안 공백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경찰은 “가족을 제대로 챙기지도 못하면서 도둑 한 놈을 더 잡아보려고 앞만 보고 달린 죄밖에 없는데 ‘당신은 부패했을 가능성이 크니 다른 경찰서로 가라’는 말에 자존심이 상한다”면서 “열심히 일한 경찰에게 상을 주지는 못할망정 ‘부패’라는 오명을 씌우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서울 소재 경찰서 형사과 관계자는 “특정 경찰서를 선호하기보다 자기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근무하기를 바라는 경찰이 대부분”이라면서 “이미 강남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는데 오래 근무했다는 이유만으로 갑자기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출퇴근하면 얼마나 불편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혁신이 어렵지만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경찰은 “물은 순환해야 썩지 않는다”면서 “강남권 경찰서 뿐 아니라 각 경찰서의 일정보직 장기근무자들은 순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경찰은 “다만 인사는 예측할 수 있도록 하고 제도화시켜 앞으로도 이 같은 흐름이 그대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일선에서 불철주야 뛰고 있는 대다수 경찰 입장에서 불쾌한 감정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일부 동감하지만 부패 고리를 사전 차단한다는 순기능이 더 크다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제도를 이해하는 정서가 더 강하다”면서 “부정부패를 일소하고 인권 문제와 수사 공정성에 더욱 역량을 집중해 수사권 조정에 따라 늘어난 권한 만큼 더 많은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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