病나면 서울로… 病나는 지방병원

病나면 서울로… 病나는 지방병원

입력 2011-07-15 00:00
업데이트 2011-07-15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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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환자들이 서울로, 서울로 빠져나가고 있다. KTX 개통 등 교통환경이 나아지면서 서울행이 줄을 잇고 있다. 환자들이 달아나면서 지방 병원의 경영난은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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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수구 동춘동에 사는 최모(57)씨는 올해 초 인천 K병원에서 대장암 판정을 받았으나 수술은 서울 S병원에서 했다. 인천은 대학병원이 2개나 있어 의료환경이 괜찮은 편이지만, 주민들은 좀 큰병이다 싶으면 서울로 간다. 완치에 대한 기대감과 정신적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최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갑상선 종양제거 수술을 받은 제주 주민 임모(46)씨는 “제주의 의료진이 신뢰를 주지 못했다.”면서 “제주에서는 당장 수술이 가능했지만 서울에서 수술 순서를 한참 기다렸다가 수술을 받고 내려왔다.”고 말했다. 황모(14)군은 제주지역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등 3곳에서 정계정맥류 진단을 받았지만 병원별로 “당장 수술해야 한다.” “필요없다.”는 상반된 진단 결과가 나오자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에서 처음부터 다시 진료를 받았다. 제주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 장비나 시설은 수도권 병원에 절대 뒤지지 않는데, 환자들이 막연하게 의료진의 수준이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서울에서는 수술 순서를 기약없이 기다려야 하지만 지방 환자들은 이를 마다하지 않는다. 공무원 김모(42)씨는 2009년 11월 청주의 한 병원에서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고민 끝에 서울에서 수술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진단도, 수술도 간단치 않았다. 강남의 삼성서울병원에서 지난해 1월에야 진단을 받았고, 수술도 5개월을 기다려야 했다. 지금도 6개월마다 검사를 받기 위해 서울로 올라가야 하지만 김씨는 “검사받는 날은 하루 휴가를 내고 올라가지만 서울에서 수술받은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이 안 되면 수도권 병원이라도 찾고 있다. 충북 음성의 서모(60·여)씨는 지난달 5일 충주 대학병원에서 폐색전증 진단을 받은 뒤 서울 아산병원으로 올라왔으나 병실이 없자 수원 아주대 병원에 입원했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KTX가 개통되자 더 많은 지방 환자들이 서울로 더 빠져나가고 있다.”면서 “대구 등 지방 병원들은 자치단체와 손잡고 해외환자 유치 등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열악하다.”고 말했다.

전국종합·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2011-07-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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