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기록적 장맛비 피해 ‘원인’ 놓고 논란

4대강 기록적 장맛비 피해 ‘원인’ 놓고 논란

입력 2011-07-17 00:00
업데이트 2011-07-1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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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장마철 지역별로 30년 평균값의 2~3배가 넘는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며 4대강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이번 장마는 정부·시공업체와 환경단체가 4대강 사업의 명분과 결과를 둘러싸고 서로 엇갈린 주장을 해온 상황에서 어느 쪽 주장이 옳은지 판가름하는 시금석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기록적인 강우량 속에 장마가 사실상 끝났지만 수해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양측의 주장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교각 붕괴나 둑 유실,침수 등 곳곳에서 벌어진 수해가 준설과 하천 직선화에 따른 유속 증가와 부실 설계·시공이 원인이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토해양부는 공사가 끝나지 않아 홍수에 취약한 상황에서 기록적으로 많은 비가 내린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며,준설 덕분에 그나마 농경지·가옥 침수를 예방할 수 있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4대강 사업장 곳곳에서 피해 지난달 22일부터 시작된 장마는 지난 14일까지 중부지방이 평균 717.7㎜,남부지방이 499.0㎜의 강우량을 기록했다.중부지방의 경우 30년 평균값 205.1㎜의 3.5배,남부지방은 평균값 229.8㎜의 2.2배가 쏟아졌다.

 장마 시작 사흘만인 지난달 25일 경북 칠곡군 낙동강 본류를 가로지르는 ‘호국의 다리’(옛 왜관철교) 교각 1개가 무너지고 상판이 유실됐다.

 같은 날 경북 상주시 낙동강 상주보 하류 200여m 지점의 둑 150m도 급류에 씻겨 내려갔다.

 30일에는 경기 여주군 남한강 강천보 임시물막이 150m 구간이 유실됐다.

 또 이달 9일에는 경남 합천군 낙동강 합천보 지류인 미곡천을 횡단하는 공사용 임시도로 10m가 유실된 데 이어 10일에는 경북 안동시 낙동강 안동보 옹벽 45m 구간이 붕괴됐다.

 충북 영동군과 옥천군 금강 사업장의 둔치 생태공원에서는 지난 10~11일 이틀간 조경수 수천 그루가 뿌리째 뽑히거나 부러지는 등 피해를 보았다.

 ◇“4대강 사업 탓..준설로 유속 빨라져”낙동강지키기시민운동본부를 비롯한 환경단체들은 4대강 사업에 따른 대규모 준설과 하천 직선화로 유속이 빨라지는 바람에 곳곳에서 수해를 더 키웠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또 공기에 쫓긴 시공업체의 부실 설계와 시공에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호국의 다리’ 붕괴에 대한 책임을 물어 국토부 장관 등을 검찰에 고발한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도 “4대강 사업으로 하상이 과도하게 준설돼 교각이 세굴(洗掘)에 의한 붕괴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음에도 그에 대한 보강 대책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상주보 하류 강둑 유실에 대해 환경운동연합 이철재 국장은 “상주보는 중간이 아닌 강둑 쪽으로 수문이 설치돼 있어 물살이 빠를 수밖에 없다”며 “기본적인 설계 부실에 따른 인재(人災)”라고 지적했다.

 금강 둔치의 수해에 대해서도 이 국장은 “조경공사를 엉망으로 했기에 둔치의 나무들이 송두리째 뽑혀나간 것”이라며 “4대강 사업 속도전의 병폐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했다.

 우려했던 역행침식(본류와 지류 강바닥의 높낮이에 차이가 나며 지류의 유속이 빨라짐에 따라 합류지점부터 지류 상류 쪽으로 발생하는 침식)도 실제 나타났다고 환경단체는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낙동강 달성보 하류로 이어지는 용호천의 콘크리트 호안보호공이 장맛비로 불어난 강물에 무너진 것을 확인했다”며 “이번 사고는 4대강 사업으로 강 본류를 준설하면서 지류의 강물 흐름이 빨라져 역행침식이 일어난 결과”라고 밝혔다.

 이항진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은 “이번 장마가 끝나고 수위가 낮아지면 역행침식 등 4대강 사업의 피해가 더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맛비로 유량 증가..준설로 홍수위 낮아져”국토부는 4대강 사업현장의 수해에 대해 주민의 인명.재산과는 무관한 피해이고 홍수에 취약한 공사도중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장마철 집중호우에 따른 유량의 증가가 원인으로 인재가 아닌 천재(天災)가 대다수라는 설명이다.

 여주보 임시물막이는 초당 유입량 2천300t을 견디도록 설치됐지만 유실 사고 당시 상류 충주조정지댐에서 초당 2천t을 방류하고 지류인 섬강에서 초당 1천500t이 흘러내려 오는 등 초당 4천t이 유입됐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호국의 다리 붕괴 원인에 대해서는 전문기관에서 원인을 분석 중으로 준설에 따른 피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상주보 둑의 유실에 대해 권도엽 국토부 장관은 “유속 흐름과 맞지 않게 설계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달성보 인근 용호천의 역행침식 주장에 대해 국토부는 하상유지공(강바닥이 패는 것을 막기 위해 돌망태 등을 쌓은 구조물) 설치 도중에 발생한 것으로 하상유지공 설치가 완료되면 지류 침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4대강 사업에 따른 강바닥 준설로 본류와 지류의 홍수위가 낮아짐에 따라 4대강 유역의 농경지·가옥 침수를 막았다며 홍수예방 효과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남한강 여주 2.54m·낙동강 상주 3.78m·금강 연기 3.36m·영산강 나주 2.13m씩 홍수위가 낮아졌고,한강 지류 섬강 0.5m·낙동강 지류 황강 1.3m·금강지류 미호천 0.5m·영산강 지류 황룡강 0.6m가 각각 낮아졌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지난 7일 기준으로 4대강에서는 15t트럭 2천860만대 분량인 4.3억㎥의 퇴적토를 파냈다.이는 전체 목표량 4.56억㎥의 94% 수준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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