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8월 1일부터 주민등록 공적장부에 도로명 새 주소를 사용하려던 계획이 서비스 개시 1주일을 앞두고 돌연 연기됐다.

이에 따라 이번 주말까지 전산 정리를 마치고 다음 달부터 주민등록 업무에 도로명 주소를 사용하려고 홍보했던 시군구 자치단체가 혼란을 겪고 있다.

27일 행정안전부와 경기도 시군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9일 도로명 주소를 전국적으로 일제 고시하고 나서 8월 1일부터 7대 공적장부 가운데 주민등록 공적장부에 우선적으로 도로명 주소를 사용할 예정이었다.

이렇게 되면 기존 지번 주소로 전입신고하더라도 주민등록 공적장부에는 도로명 주소가 기재되며, 지번 주소로 주민등록 등·초본을 신청해도 도로명 주소가 기재된 주민등록표가 발급된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는 지난 25일 오후 행안부 지시로 ‘도로명 주소 일괄변경 작업 및 업무 서비스가 연기됐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성남시를 비롯한 시군 주민등록 민원담당 공무원에게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비스 연기는 주민등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는 여러 기관, 다른 공적장부 시스템과의 연계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시군 자치단체에서는 다음 달 1일 주민등록 도로명 주소 서비스 시작을 앞두고 도로명 주소 프로그램을 받아 주민등록 전산자료를 변환하는 작업이 미뤄졌다.

상급기관으로부터 정확한 내용을 전달받지 못한 일부 시군에서는 혼선을 빚고 있다.

하남시는 ‘8월 1일부터 전입신고는 도로명 주소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가 이를 철회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지난 25일 우체국과 도로명 주소 정착에 협력하겠다는 협약을 체결하고 도로명 주소 홍보에 나섰던 이천시도 주민들이 혼선을 빚지 않을까 우려했다.

A시 민원실 주민등록 업무 담당 직원은 “다음 달 1일부터 주민등록 관련 업무에 도로명 주소를 사용하는 게 아니냐”며 되묻기도 했다.

B시 새주소 관리 담당 공무원은 도로명 주소 주민등록 서비스 일정이 연기된 사실을 아예 모르고 있었다.

한 공무원은 “지난 5월 도로명 주소 전면 시행 시기를 2년 연기해놓고 이번에는 도로명 주소 주민등록 서비스를 개시 직전에 연기했다”며 “가뜩이나 종교계를 중심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데 잦은 시행착오로 새 주소 행정의 신뢰도가 추락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행안부 한 관계자는 “주민등록 업무도 건축물대장, 건물등기부 등 다른 공적장부 업무와 함께 오는 10월 31일부터 도로명 주소로 일괄 전환하기로 하고 26일 관련 공문을 지방자치단체에 발송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