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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 입원비까지‥’비정한 소매치기범’

암 환자 입원비까지‥’비정한 소매치기범’

입력 2011-09-01 00:00
업데이트 2011-09-0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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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 3명이 전국 병원돌며 1억600만원 털어



김모(53·여)씨는 지난 5월 충북 음성군의 한 은행에서 예금 잔액을 확인하다가 깜짝 놀랐다.

남편 입원비로 모아둔 1천300여만원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잔액이 6천원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저기에서 빚을 내 어렵게 병원비를 마련했던 터라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5월 16일에 남편이 입원해 있던 서울의 한 병원에서 지갑을 잃어버려 은행과 카드사에 지급 정지 신청을 해 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범인은 김씨가 지급정지 신청을 하기 전 현금을 인출해 달아난 것.

김씨는 “병원에서 누군가가 ‘툭’ 치고 지나갔는데 그게 소매치기범이었을 줄은 몰랐다”며 “암 투병을 하는 남편에게 면목이 없어 한 달동안 잠을 못잤다”고 하소연했다.

소매치기 전과 17범인 이모(51)씨 등 3명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서울, 대전, 대구, 전주, 울산 등 전국 병원을 돌며 김씨와 같이 병원비를 내려고 목돈을 예금해 놓은 사람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은 병원 내 현금지급기에서 돈을 인출하는 사람이 비밀번호를 누를 때 비밀번호를 외워뒀다가 이들을 뒤따라가 지갑을 몰래 빼냈다.

공범 윤모(44)씨와 김모(53)씨는 가방에서 지갑을 빼내는 동안 망을 보거나 피해자의 시선을 따돌렸다.

이들은 훔친 카드로 돈을 인출하는 수법으로 27차례에 걸쳐 모두 1억600여만원을 훔쳤으며, 훔친 돈은 사행성 오락실을 운영하다 진 빚을 갚거나 도박을 하는 데 대부분 탕진했다.

병원을 주 범행 장소로 이용한 데 대해 이들은 “병원에는 아침에 퇴원비를 내기 위해 현금을 인출하는 사람이 많고, 환자나 아픈 사람 등 약자들이 모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들 중 윤씨는 소매치기 혐의로 이미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상태며, 경찰은 지난달 11일 이씨를 구속하고 공범 김씨의 뒤를 쫓고 있다.

경찰은 “어르신 중에는 카드 뒤에다 비밀번호를 적어두거나 지갑 속에 비밀번호를 유추할 수 있는 단서를 가지고 다니는 분들이 많아 범행 대상이 되기 쉽다”며 “현금 인출시 비밀번호가 유출되지 않도록 소지품이나 손으로 가려서 비밀번호를 눌러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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