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육군 이병 몸 곳곳에 멍 있었다”

“자살 육군 이병 몸 곳곳에 멍 있었다”

입력 2011-10-19 00:00
업데이트 2011-10-1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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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인권위에 진정..군 “일부 구타 확인”



휴가를 나와 자살한 육군 이병의 몸 여러 군데서 멍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육군 31사단과 숨진 김모 이병의 유족에 따르면 김 이병이 자살한 지난 16일 오후 검시과정에서 시신의 가슴 중앙과 양쪽 정강이에 멍이 발견됐다.

그러나 선임병들의 폭행에 의해 멍이 생긴 것인지를 밝히는 데 필요한 부검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 이병의 아버지는 “헌병대 조사관과 함께 검시에 참여해 멍을 확인한 다음 날 조사관 1명이 찾아와 ‘가해병사들이 (폭행)혐의를 일부 시인했다’고 말하기에 부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이병의 유족은 이런 내용 등을 근거로 “부대 내 가혹행위에 대해 조사해 달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육군 31사단은 멍이 선임병의 구타로 생겼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31사단의 한 관계자는 “검시과정에서 아버지가 가슴의 멍자국과 양 무릎 찰과상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 정확히 원인을 파악하려면 부검을 해야 한다고 했지만 아버지가 ‘아들을 두번 죽이는 것 같다’며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31사단은 부대 내에서 일부 구타와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은 시인했다.

31사단은 김 이병이 숨지기 전에는 “가슴을 밀치는 정도의 경미한 행위만 있었다”고 가족에게 알렸었다.

31사단의 한 관계자는 “자살 후 조사에서 일부 구타와 가혹행위가 드러났지만 몇 명이 어느 정도의 가혹행위를 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군은 김 이병의 친구들이 김 이병으로부터 들은 내용을 적은 쪽지에 담긴 가혹행위 사례들도 실제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친구들은 김 이병의 선임들이 여자친구를 소개할 것을 강요하거나 이유없이 뺨을 때린 것은 물론 ‘생일에 멍석말이 한 친구는 다리를 절뚝거린다’거나 ‘(술을 담은)철모 두번 원샷’ 등 내용을 적었다.

김 이병은 16일 오전 7시50분께 광주 광산구 모 중학교 숙직실 앞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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