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와 여신도들이 짜고…‘토론토 한인 교회 집단 성폭행 사건’

목사와 여신도들이 짜고…‘토론토 한인 교회 집단 성폭행 사건’

입력 2011-10-22 00:00
업데이트 2011-10-2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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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 교민 사회를 술렁이게 한 ‘토론토 한인 교회 집단 성폭행 사건’이 목사 A씨와 여신도들의 자작극으로 결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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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 일간지 ‘글로브 앤 메일’은 최근 ‘한인 교회 신도들에 대한 집단 성폭행 혐의 기소가 취하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신문은 이 사건을 “교회 신도 9명에게 총 500건의 가까운 성(性) 관련 혐의가 적용됐던 엽기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사건은 지난 3월. 토론토 Y한인교회 소속 목사 A씨와 이 교회에 다니던 여성 4명이 같은 교회 남성 신도 6명을 집단 성폭행 등 67개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신도들이 혼숙하는 이 교회에서 남성 신도들이 상습적인 집단 성폭행을 자행했다는 주장이다. 캐나다 경찰은 용의자 6명 가운데 3명을 체포하는 한편 현장에 없었던 나머지 3명을 지명수배했다. 하지만 이들 3명은 이미 한국으로 돌아온 상황이었다.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실로 엽기적이었다. 집단 성폭행은 물론 아동 포르노 제작, 약물투여, 감금, 폭행 등 정상인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흉악한 범죄들이었기 때문이다. 사건이 알려진 직후 ‘글로브 앤 메일’은 물론 ‘토론토 스타’ 등 현지 언론의 심층보도가 이어졌다.

 사건이 복잡해지기 시작한 것은 한 용의자의 부인이 목사 A씨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하면서부터다. 거기에 지난해 9월말 피해자라고 주장하던 여성 B씨가 교회를 빠져나와 “이 사건은 A씨의 조작”이라면서 주장을 뒤집기까지 했다.

 B씨는 50여쪽의 ‘경찰신고 시나리오’를 증거로 내놓았다. 경찰 신고 당시 이 시나리오를 그대로 외웠다는 것이다. 경찰 조사결과 이 시나리오 대본에는 A씨의 친필이 남아있었다. “사건이 발생하기 직전 여성들이 무릎을 꿇고 벽에 붙은 대본을 외우는 모습을 봤다.”는 증언도 등장했다.

 용의자로 지목된 남성들의 무죄를 뒷받침해줄 증거는 속속들이 나왔다. 지난 2009년 2월 한 달 내내 여신도들을 성폭행했다는 주장과는 달리 한 용의자가 같은 기간 자신의 가게에서 일하는 모습이 찍힌 CCTV가 발견됐다. 경찰은 또 A씨가 한국에 거주하는 지인에게 “여신도들을 동원해 남자들을 구속시키겠다.”고 말한 통화내용도 입수했다.

 결국 현지 검찰은 지난 9월 A씨를 소환해 사건의 조작 여부를 물었다. 하지만 A씨는 “테이프에 담긴 목소리는 내 것이 맞지만 나를 음해하려는 세력들이 단어와 문장을 잘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A씨의 반론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이번 사건이 A씨의 조작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17일(현지시간) 용의자 전원에 대한 기소가 취하됐다.

 A씨가 여신도들을 동원해 조작극을 벌인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현지 언론은 A씨가 한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자 신도들이 교회를 분열시키려는 것을 보고 분노했다.”고 말했던 점과 용의자로 지목된 남성들이 “A씨가 교회를 떠나려는 자신들을 잡아두기 위해 모함을 하고 있다.”고 말한 점 등을 들어 내부 분열이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A씨는 현재 이번 사건과 별개로 캐나다 오렌지빌에서 여신도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재판은 내년 1월 열릴 예정이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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