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 솜방망이 대응…조폭 활개 자초

인천경찰 솜방망이 대응…조폭 활개 자초

입력 2011-10-24 00:00
업데이트 2011-10-2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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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난투극 조폭, 최근 무더기 입건됐던 조직

인천 폭력조직들이 올해 들어 잇따라 도심 한복판에서 난투극을 벌이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지만 경찰이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해 조폭의 입지를 되레 키워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인천 폭력조직 A파 소속 조직원 7명은 길거리에서 다른 조직의 대원을 집단폭행한 혐의로 지난 17일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지난 5월 16일 인천시 서구 석남동의 한 편의점 앞길에서 유흥업소 이권 문제를 놓고 시비가 붙어 상대방 조직원을 집단 구타한 혐의로 입건됐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이 관리 대상 조폭인 A파 소속일 뿐 아니라 야간에 도심에서 집단폭력을 행사했음에도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고 불구속 입건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피해자가 조폭 추종세력일 뿐 정식 조직원이 아니어서 구속영장을 신청할만큼 중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경찰의 이런 안이한 대응과 맞물려 A파의 공세는 더욱 대담해졌다.

A파 소속 조직원은 지난 21일 인천 장례식장 앞에서 다른 조직 소속원을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혔다.

경찰은 “조폭들이 장례식장에 모여 있다”는 112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있었지만 눈 앞에서 칼부림이 이뤄지는 상황에서도 이를 막지 못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10시18분 112신고를 받고 최초 출동했지만 조폭들의 동향만 파악했을 뿐 분리 해산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A파 조직원들은 경찰차가 장례식장 입구에 배치돼 있는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형사들 앞에서 상대파 조직원을 흉기로 찌른 것으로 알려졌다.

흉기를 휘두른 조직원은 곧바로 현장에서 체포됐지만 유혈 난투극이 경찰차 앞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경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조폭의 도심 난투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에는 인천경찰청 인근 로데오거리에서 서로 다른 폭력조직 대원 30여 명이 야구방망이와 흉기를 들고 1시간여 난투극을 벌였다.

인천경찰청은 당시에도 이들이 관리 대상 조폭이 아닌 조폭 추종세력이라는 이유로 9명만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을 뿐이다.

경찰은 인천 장례식장 앞 유혈 난투극이 사회적 이슈가 되자 정해룡 인천경찰청 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발족하고 뒤늦게 조폭 검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천경찰청은 23∼24일 불과 이틀 사이 A파 11명, B파 13명 등 조폭 24명을 검거하고 조직 규모·결성 목적·행동강령·자금원 등을 조사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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