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실의 계절 가을… 순수한 ‘지식 나눔’ 행사 풍성] “틀어진 세종로 축 복구 꿈 키워요”

[결실의 계절 가을… 순수한 ‘지식 나눔’ 행사 풍성] “틀어진 세종로 축 복구 꿈 키워요”

입력 2011-10-31 00:00
업데이트 2011-10-31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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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콘서트 ‘테드X 홍릉’

“명성황후를 시해한 칼이 일본 신사에 보관돼 있습니다. 이것이 과연 맞는 일일까요. 명성황후의 능이 있는 이곳 홍릉에서 제가 여러분을 만난 오늘 이 순간이 여러분의 역사에 대한 인식을 다시 쓰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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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홍릉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존슨강당에서 진행된 테드x홍릉 행사에서 문화재 반환 운동을 펼치는 혜문 스님이 강연하고 있다.  테드x홍릉 제공
29일 서울 홍릉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존슨강당에서 진행된 테드x홍릉 행사에서 문화재 반환 운동을 펼치는 혜문 스님이 강연하고 있다.
테드x홍릉 제공




●스님·음악가 등 다양한 무료강연

조선왕실의궤 반환에 앞장서 온 혜문 스님의 한마디 한마디에 청중들은 숨을 죽였다. 안중근 의사의 총탄, 을미사변에 대한 기록 등이 커다란 스크린에 지나가자 탄성도 터져나왔다. 혜문 스님은 “1965년 한일협정으로 문화재 반환도 할 수 없게 됐다는 포기는 너무 이른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혜문 스님은 세종로의 축이 경복궁과 틀어져 있다는 점을 사진으로 보여주며 “일제가 틀어놓은 이 각도를 원래대로 돌리는 것이 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29일 서울 홍릉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는 테드x홍릉의 첫 행사가 열렸다. 테드x는 대표적 지식콘서트로 꼽히는 테드의 지역 기반 행사다. 강연 시간 18분, 스폰서 최소화, 무료 강연 등 모든 원칙이 테드 공식 행사와 동일하다. 테드x홍릉 역시 강연자와 행사 진행자가 모두 무료로 참가했다. ‘그 순간 나는’이라는 주제로 열린 올해 테드x홍릉에는 대학생, 회사원, 고등학생, 방송 및 출판 관계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똥박사’ 정화조 연구 수출하기도

두 번째 연사로 나선 박완철 KIST 책임연구원은 자신의 별명에 얽힌 그 순간을 털어놓았다. 그는 “30년 전 정화조에 대한 연구를 연구실 막내라는 이유로 떠맡았다.”면서 “지금까지 내가 해 온 결과물이 한국의 배수처리장에 설치되고 일본과 타이완에 수출되는 것을 보면서 ‘똥 박사’라는 별명이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이매뉴얼 페스트라이시(이만열)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만 알던 내가 해인사에서의 경험 덕분에 한국에 정착하게 됐다.”면서 사고의 전환 과정을 설명했다. 장재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디지털음악을 실제로 들려주며 “쇼팽도 음악이지만 기이한 소리도 음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두뇌는 머리에 있지만 손끝에도 있다.”며 실천을 강조한 신인철 작가에게는 강의가 끝난 뒤 젊은 참가자들이 몰려들어 활발한 토론이 진행되기도 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1-10-3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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