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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매뉴얼 무시… ‘도심 고속철’ 안전의식은 완행

관리·매뉴얼 무시… ‘도심 고속철’ 안전의식은 완행

입력 2011-12-10 00:00
업데이트 2011-12-10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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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철도 보수작업중 근로자 5명 열차 치여 숨져

심야에 운행 중인 열차가 선로에서 보수작업 중이던 근로자들을 들이받아 5명이 그 자리에서 숨지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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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없는 사고 더 이상 없어야…  송영길(오른쪽) 인천시장이 9일 인천국제공항철도 계양역 인근 선로에서 작업 중 숨진 근로자들의 빈소가 마련된 서구 신세계 장례식장을 찾아 유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처구니없는 사고 더 이상 없어야…
송영길(오른쪽) 인천시장이 9일 인천국제공항철도 계양역 인근 선로에서 작업 중 숨진 근로자들의 빈소가 마련된 서구 신세계 장례식장을 찾아 유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0시 31분쯤 공항철도(서울역~인천국제공항) 인천 방면 마지막 열차(3157호)가 계양역에서 1.3㎞ 떨어진 선로 위에서 동결 방지 작업을 하던 근로자들을 들이받아 5명이 숨지고 1명이 다리를 다쳤다.

사고 지점에서 10~20m 떨어진 곳에서 작업을 하던 다른 근로자 2명은 참화를 면했다.

사고를 당한 근로자들은 ㈜코레일공항철도 협력업체인 코레일테크 소속 계약직 선로 보수원들로, 지난 7일부터 선로 동결을 예방하기 위해 선로 아래에 배수 시스템을 설치하는 작업을 해 왔다. 이날이 마지막 작업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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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사 김모(39)씨는 경찰에서 “80여m 전방에서 허리를 숙이고 작업하던 인부들을 발견하고는 급히 제동을 걸었지만 열차가 서지 못해 들이받았다.”고 진술했다. 80㎞로 달리던 열차가 급제동을 하더라도 200m가량은 전진한다는 것이 공항철도 측의 설명이다.

경찰은 “선로 작업을 할 수 있는 시간은 막차가 종착역인 검암역에 도착하고 난 뒤인 0시 50분 이후인데, 근로자들이 작업을 빨리 진행하려고 0시 25분쯤 선로에 들어갔다.”고 사고 조사 결과를 밝혔다. 본래 근로자들은 0시 50분부터 오전 4시까지 작업을 하도록 승인받았다.

코레일공항철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작업을 승인받은 뒤에 관제실에 보고하고 선로에 들어가는데 이들이 이런 절차를 생략하고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고를 피한 근로자는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선로 동결 방지 작업을 빨리 끝내려고 미리 선로에 들어갔다.”면서 “작업에 열중하느라 열차 시간을 신경 쓰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고를 낸 열차는 인천국제공항 방면 막차로, 서울역을 0시에 출발해야 하지만 이날은 승객 편의를 위해 5분 늦은 0시 5분에 서울역을 출발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는 코레일공항철도가 위험 지역인 선로에서의 작업 안전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의 문제점은 ▲8명의 근로자가 예정 시간보다 25분이나 일찍 작업 중이었는데도 회사 측이 알지 못했고 ▲작업 관리자나 책임자가 가지고 있어야 할 선로 출입 열쇠를 모든 작업자가 지니고 있었고 ▲작업자들이 형광작업복조차 입지 않고 작업했을 정도로 관리가 소홀했던 점 등이다.

경찰 관계자는 “근로자들이 작업의 효율성을 위해 열쇠를 한 사람이 단독으로 관리하지 않고 모두 가지고 다니며 선로에 진출입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생존 근로자들과 코레일공항철도 직원 등을 불러 조사를 마친 뒤 공항철도 측에 안전 관리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김학준·한상봉기자 kimhj@seoul.co.kr

■사망 ▲백인기(55) ▲이화춘(59) ▲정승일(43) ▲추성태(55) ▲정덕선(53)

2011-12-1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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