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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괴롭힘 참다못한 중학생 투신

친구 괴롭힘 참다못한 중학생 투신

입력 2011-12-22 00:00
업데이트 2011-12-2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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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용지 4장 분량 유서 남겨

대구에서 중학생이 동급생으로부터 상습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22일 대구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전 9시께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이 아파트 7층에 사는 중학교 2학년 A(14)군이 숨져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A군의 집 거실에서는 또래 친구 2명이 지난 3월부터 A군에게 인터넷 게임 아이템을 키우도록 시키면서 공부를 못하게 하고 협박과 폭력을 일삼았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A군은 A4용지 4장 분량의 유서에서 같은 반 친구 2명의 실명을 거론하며 “(게임을 게을리 하면) 물로 고문하고 모욕을 하고 단소로 때리고 우리 가족을 욕하고 공부를 못하도록 문제집을 다 가져가고...학교에서도 몰래 때리고 온갖 심부름과 숙제를 시켰다”고 털어놨다.

A군은 특히 부부 교사인 양친이 집을 비운 낮시간에 이들이 거의 매일같이 집에 찾아와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A군은 이때문에 학업을 게을리하며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심지어는 이들을 위해 부모 몰래 아르바이트까지 할 수 밖에 없었고 부모님으로부터 꾸중을 들었지만 보복이 두려워 부모님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고 공개했다.

A군은 이어 “(친구들은) 라디오 선을 뽑아 제 목에 묶고 끌고다니면서 떨어진 부스러기를 주워먹게 했고 오른쪽 팔에 불을 붙이려고도 했다”고 덧붙였다.

A군은 그러면서도 “항상 (저를) 아껴주시는 아빠, 매일 불효를 저질렀지만 웃으면서 넘어가주시는 엄마, 사랑합니다”라는 작별인사와 함께 “우리집 도어록 비밀번호를 바꿔주세요. (그들이)비밀번호를 알고 있어서 언제 다시 올지도 몰라요”라며 가족들에 대한 애절한 사랑을 표현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경찰은 A군이 동급생들의 상습적인 괴롭힘을 참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A군이 다니는 중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뒤 위법사실이 확인되면 전원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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