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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왕, 귀족 배신으로 唐에 끌려가”

“의자왕, 귀족 배신으로 唐에 끌려가”

입력 2012-01-28 00:00
업데이트 2012-01-28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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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식진가문 묘지명 확인 백제멸망 근거 찾아

660년 나당연합군이 백제를 침공했을 때 웅진(현 공주)으로 피란 온 의자왕을 사로잡아 당나라에 넘기고 승승장구한 백제 최고위 귀족 예식진을 비롯한 예씨 가문의 무덤이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서 발굴됐다.
예식진의 손자 예인수의 묘지명 탁본. 이 묘지명 네번째 줄과 다섯번째 줄에 할아버지 예식진이 백제 의자왕을 당나라에 넘겼다는 내용이 나온다. 김영관 제주대 교수 제공
예식진의 손자 예인수의 묘지명 탁본. 이 묘지명 네번째 줄과 다섯번째 줄에 할아버지 예식진이 백제 의자왕을 당나라에 넘겼다는 내용이 나온다.
김영관 제주대 교수 제공


신라사학회의 김영관 제주대 교수는 2010년 4월 시안시 문물보호고고연구소가 대학가인 시안시 창안(長安)구 궈두난춘(郭杜南村)이라는 곳에서 당나라 중기 때 무덤 3기를 발굴한 결과 이들이 각각 예식진과 그의 아들 예소사, 손자 예인수의 무덤임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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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인수의 묘지명 네번째 줄과 다섯번째 줄을 확대한 내용. 할아버지 예식진이 백제 의자왕을 끌고 가 당나라 고종에게 바쳤다는 부분. 김영관 제주대 교수 제공

예인수의 묘지명 네번째 줄과 다섯번째 줄을 확대한 내용. 할아버지 예식진이 백제 의자왕을 끌고 가 당나라 고종에게 바쳤다는 부분.
김영관 제주대 교수 제공


이번 발굴은 2006년 중국 허난성 뤄양(陽) 시내 골동품상에서 백제의 유민 예식진이라는 묘지명이 발견된 지 4년 만으로, 이 묘지명을 연구해 2007년 8월 ‘백제멸망의 진실-예식진의 배신’이란 제목으로 발표한 김 교수의 논문을 입증할 수 있게 됐다.

김 교수는 “2007년 논문에서 예식진이 백제가 멸망할 당시 웅진성으로 피신한 의자왕을 당나라에 넘겼다고 ‘구당서(舊唐書) 소정방 열전’에 기록된 ‘예식’과 같은 인물이라고 주장했지만 이에 의심을 품은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번에 발굴된 예씨 가문의 가족묘 중 예인수의 묘지명에 ‘할아버지가 중국 황제 고종에게 의자왕을 끌고 가서 바쳤다’는 기록이 분명하게 나온다.”고 밝혔다. 또한 예씨 집안 인물 묘지명에서 지난해 7월 중국 학계에서 보고한 예군 묘지명의 예군은 예식진의 형으로 드러났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김 교수는 “예식진의 묘비명에는 백제 웅진 출신임이 명확하게 드러나지만 90년 뒤에 손자인 예인수에 이르러서는 백제인의 정체성을 잃고 당의 백성으로 동화되는 과정이 드러난다.”면서 “이 때문에 백제 멸망의 악역을 담당해 놓고도 책임의식이 희박해져 노골적으로 할아버지의 활약상을 묘비명에 거리낌 없이 서술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들 예씨 집안 4명의 묘지명에 대한 분석 결과를 28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서강대 정하상관 610호에서 열리는 제111차 신라사학회 발표회에서 공개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2012-01-2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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