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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경 “나포 中어선서 철수는 ‘작전상 후퇴’”

제주해경 “나포 中어선서 철수는 ‘작전상 후퇴’”

입력 2012-01-31 00:00
업데이트 2012-01-3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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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상황 은폐..”대원들 사기 고려한 것””경각심 고취로 적절 대응했어야” 지적도

제주해경이 불법조업한 중국어선을 나포했다가 이에 항의하는 중국인 선원들에게 폭행당해 철수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해경은 사건 발표 당시 이런 사실을 은폐했지만 법원이 나포된 중국어선 선장 등에 대한 재판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해경은 그러나 대원들의 부상은 직원 사기 등을 고려해 선박에 부딪힌 것으로 표현했지만 나포했던 어선에서 물러났던 것은 작전상 철수였다고 해명했다.

◇해경-中어선 급박했던 상황 = 제주해경 1505경비함은 지난해 11월19일 오전 5시40분께 제주시 추자도 북서쪽 12km 해상에서 불법 조업하던 노영어2131호를 나포하고, 선원 6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어선과 함께 제주항으로 향했다.

50분 뒤 나포된 노영어호의 연락을 받은 중국어선 26척이 1505함에 몰려와 어선 등을 풀어달라는 의사표시를 하며 집단행동을 시작했다.

1505함 주위에서 진로를 방해하던 25척의 중국어선 선원 수십명은 급기야 손도끼와 쇠파이프 등을 들고 노영어호에 올라타 승선해 있던 해경대원 10여명에게 흉기를 마구 휘둘렀다.

이 과정에서 백모 순경이 왼팔이 부러져 전치 7주의 상처를 입는 등 5명이 부상하자 해경대원들은 나포했던 중국어선에서 경비함으로 철수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중국어선들은 노영어호를 빼돌려 도주시킨 이후에도 체포된 선원들까지 풀려나게 하려고 1시간30분가량 경비함 주위에서 밀집대형으로 진로를 방해하면서 위협하기도 했다.

해경은 이후 서귀포와 목포, 완도, 여수해경 소속 경비함정 12척과 헬기 2대의 도움을 받아 집단행동에 가담한 어선 검거에 나서 민하어50010호와 소연어283881호 등 중국어선 3척을 2차 나포하면서 상황은 오전 9시를 넘어서야 가라앉았다.

◇나포어선서 철수..”작전상 후퇴” = 하지만 제주해경은 2차로 나포한 중국어선 3척 중 민하어50010호를 최초 나포했던 어선으로 발표했다.

게다가 대원 5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도 중국어선을 나포하는 과정에서 어선에 오르다가 부상했다고 허위 발표를 했다.

이에 대해 제주해경측은 “당시 기상이 좋지 않아 선명 미상인 노영어호를 민하어호로 착각, 보도자료를 내게 됐다”며 “처음 나포했던 중국어선에서의 철수는 나포 포기가 아니라 헬기 등이 지원될 때까지 작전상 후퇴였다”고 해명했다.

노영어호가 선박 무리 속으로 들어간 데다 배 모양 등이 민하어호와 흡사해 착각할 수밖에 없었고, 이후 조사 과정에서 이러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는 게 해경측의 설명이다.

또 몸싸움 과정에서 해경이 다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당시 다친 부분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도자료가 나갔고, 직원 사기 등을 고려해 선박에 부딪힌 것으로 묘사된 것 같다고 밝혔다.

제주해경 부석봉 외사계장은 ‘위급 상황인데도 왜 권총 등 총기를 사용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스스로 위협을 느꼈을 때 총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긴 하지만 이는 당시 중국어선에 승선했던 경찰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일단 철수했다가 지원을 받고 추가 검거하자는 것도 현장에서 판단해 결정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사건후 대처 적절성 논란 = 그러나 제주해상에서 중국어선 선원들이 흉기난동을 부린 사건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으면서 해경의 상황 대처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건 후 채 한달도 지나지 않아 서해상에서 불법조업 중국어선 나포작전을 벌이던 인천해경 소속 경찰관이 중국선장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해경이 제주해상에서 발생한 사건의 진상을 소상히 밝혀 국내외에 경각심을 고취했다면 더 큰 불상사는 막을 수 있지 않았느냐는 지적인 것이다.

한편 같은해 12월 12일 오전 6시59분 인천시 옹진군 소청도 남서쪽 85㎞ 해상에서 불법조업하던 중국어선을 나포하는 과정에서 중국인 선장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인천해경 소속 이모 경장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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