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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선거 의혹’ 범어사 주지는 어떤 자리?

’돈봉투 선거 의혹’ 범어사 주지는 어떤 자리?

입력 2012-01-31 00:00
업데이트 2012-01-3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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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7일로 예정된 조계종 부산 범어사의 주지 선거가 ‘금품 살포 논란’에 휩싸이면서 무기 연기되자 주지 스님의 권한과 지위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인사, 통도사와 더불어 영남 3대 사찰인 범어사는 조실 스님 밑에 승려들의 참선수행을 담당하는 선원장, 종무업무를 총괄하는 주지, 교육기관인 승가대학을 두고 있다.

◇”연간 130억원대 예산 집행” = 조직체계상 주지는 종무업무 관리자로 총무·교무·재무·포교·호법·원주 등 사실상 절의 모든 관리와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범어사 본사에서 집행되는 예산은 국·시비와 자체 수입금을 합쳐 연간 130억여원이 넘는다.

올해 사찰 내 문화재 보수와 문화재 관리지원비 등의 명목으로 지원되는 국비와 자치단체 예산 지원금은 89억원(국비 31억4천만원, 시비 53억2천만원, 구비 4억4천만원)에 달한다.

예산은 국비와 시비 등으로 지원되지만 문화재 보수와 정비사업의 발주, 입찰 업무는 범어사가 갖고 있다.

물론 발주와 입찰업무가 적법하게 이뤄져야만 정부와 자치단체의 예산지원이 이뤄지지만 공사관계 업무에서 발주와 입찰 업무를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주지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여기에다 시주 등을 통한 수입금은 연간 40억원 이상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주 등의 수익금은 자체 회계처리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집행되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이 같은 예산 집행의 권한 외 부산을 대표하는 사찰의 주지로서 갖는 지위와 상징성은 대단하다.

우선 범어사 주지는 부산과 경남지역에 산재해 있는 100여개가 넘는 말사의 주지 선임 후보추천 권한을 갖고 있다.

범어사 주지는 또 부산시불교연합회 회장을 주로 겸임하게 돼 있어 부산불교계 수장이란 막중한 역할을 해야 한다.

◇후보 4∼6명 거론..”선거없이 추대될 수도” = 현 범어사 주지 정여 스님은 오는 4월7일이면 4년 임기를 마감한다.

범어사 차기 주지 선거가 과열 양상 조짐을 보인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백중기도기간을 비롯해 평소 대중공양(큰 스님이 안거에 들어가는 스님이나 말사·암자 스님에게 주는 운영비)을 하지 않던 스님들이 봉투를 돌리면서 비롯된 것으로 불교계에서는 보고 있다.

불교계에서는 큰 절의 스님이 형편이 어려운 작은 절의 스님에게 운영비를 주는 것은 과거부터 관례처럼 이뤄져 왔다.

그러나 이번에 기도비, 교통비 명목으로 건넨 봉투에는 많게는 300만원까지 들어 있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관례의 범위를 벗어났다는 지적이다.

과열양상이 빚어진 것은 예전과 달리 후보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선거 당시에는 후보가 2명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4∼6명이 거론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 중 창원시 소재 사찰 주지 1명, 부산지역 2명, 총무원 호법부장 출신의 스님 1명 등 4명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지선거가 과열양상을 보이자 조계종 총무원이 지난 25일 불법선거 운동을 엄단하겠다는 담화문을 낸데 이어 27일에는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직접 범어사를 찾아 후보 스님들을 불러놓고 자숙을 당부했다.

급기야 30일에는 다음달 27일로 예정된 주지 선출 산중총회를 무기한 연기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범어사의 한 관계자는 “산중총회가 연기된 마당에서 다시 선거 일정을 잡는 것은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다”며 “사찰 구성원들의 회의인 대중공사(大衆公事)에서 주지후보를 만장일치로 추대하는 방식으로 이번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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