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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선원들 총쏴도 흉기들고 나포어선에 몰려와”

“中 선원들 총쏴도 흉기들고 나포어선에 몰려와”

입력 2012-01-31 00:00
업데이트 2012-01-3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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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경 단속대원, 작년 11월 ‘작전상 후퇴상황’ 설명

“중국 선원들이 나포한 어선으로 넘어오지 못하도록 위협사격을 했는데도 소용이 없었어요.”

제주해양경찰서 1505함의 최영필(43) 검색반장은 지난해 11월 19일 추자도 북서쪽 12㎞ 해상에서 불법조업하던 중국어선을 나포했으나 중국 선원들에게 폭행당해 도망쳤다는 일부의 비난을 의식했는지 3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대원들의 생명이 위협당해 ‘작전상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와 김모(35)ㆍ황모(33) 경장, 중국어 통역요원인 백모(30) 순경 등 특수기동대원 10명은 당일 오전 5시께 1505함에서 내린 고속단정에 올라타 불법조업하던 40여척의 중국어선 중 선단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노영어2131호에 소리없이 접근했다.

이들은 섬광폭음탄 1발을 투척하고 6연발 스펀지탄 중 3발을 쏘며 기습적으로 배에 올라타 갑판에 있던 선원들을 순식간에 제압하고 조타실까지 점령했다. 나포 성공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5분 정도다.

이들은 이후 선원 18명 가운데 6명을 고속단정에 태워 본함인 1505함으로 옮기고 나서 선장에게 제주항으로 운항하도록 했다. 그러나 1시간가량 지나자 갑자기 중국 어선 10여척이 나타나 나포한 노영어2131호의 앞을 가로막기 시작했다.

급기야 우현 뱃머리 쪽으로 중국어선 1척이 계류를 시도하고, 또 다른 중국어선은 좌현 선미쪽을 들이받으면서 밀어붙이는가 싶더니 ‘우지끈’ 소리와 함께 노영어2131호의 조타실을 부수고 올라탔다.

조타실에 있던 최 반장은 곧바로 본함에 자위권 차원에서 총기사용허가를 요청, 허가가 나자마자 공포탄 1발을 쏘고 양쪽에 계류한 중국 어선의 조타실을 향해 각각 2발씩을 쐈다. 사수도 권총으로 계류한 중국 어선의 조타실을 향해 5발의 위협사격을 가했다.

그러나 중국어선들이 양쪽으로 2∼3척씩 더 계류하며 선원들이 몰려들더니 갑판에 있던 대원들을 향해 사방에서 소화기를 뿌리고 손도끼와 쇠 파이프, 어획물상자 등 던질 수 있는 것들을 모두 던져댔다.

대원들은 섬광폭음탄과 사과탄(최루탄)을 던지고 유탄발사기를 쏘며 다른 중국어선 선원들이 나포한 어선으로 옮겨 타는 것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대원 한 명에 서너 명의 중국 선원이 달라붙었기 때문에 밀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모든 대원이 선미까지 밀린 상황에서 함장이 대원들의 신변보호를 위해 ‘작전상 철수’를 명령하자 악몽 같은 현장에서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최 반장은 조타실에 있다가 몰려온 4명의 선원에게 소화기와 쇠파이프로 맞아 오른쪽 갈비뼈 1대가 부러졌고, 백 순경은 쇠 파이프에 맞아 왼팔이 부러지는 등 대원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당시 최 반장은 3주, 백 순경은 7주의 진단을 받았다.

날이 밝고 나서 오전 9시께 서귀포, 완도, 여수해경 소속 경비함 12척과 헬기 2대의 도움을 받아 2차 검거 작전을 펼 당시에는 집단행동에 가담한 중국 어선이 모두 26척으로 늘어나 있었다.

최 반장은 “최초 나포했던 중국어선 선장에게 전속력으로 항해하도록 했지만 어둠 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다른 중국어선의 뱃머리가 조타실을 부수며 올라타는 바람에 피할 수가 없었다”며 “갖고 있던 5발의 실탄을 모두 쐈지만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당시만 해도 대원 모두에게 총과 실탄이 지급되지 않고 검색반장과 사수에게만 각각 권총 1정과 5발의 총알이 지급됐다. 이처럼 자위권 발동이 어려운 분위기에서 10명의 대원이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르는 30∼40명의 중국 선원을 상대하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평현 제주해양경찰서장은 “대원들에게 ‘절대 맞지 마라. 죽을 상황이면 쏴라. 서장인 내가 책임진다’고 말한다”며 “우리도 중국 선원들을 상대로 할 만큼 했지만, 대원들의 사기 진작과 국익 차원에서 다 말할 수 없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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