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경정’…조작은 쉽고 적발은 어렵다

승부조작 ‘경정’…조작은 쉽고 적발은 어렵다

입력 2012-02-17 00:00
업데이트 2012-02-1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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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스피디, 복잡한 경기ㆍ베팅방법으로 변수 많아

프로 축구와 프로배구에 이어 레저스포츠인 경정에서도 승부조작이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경정은 그동안 승부조작에 대한 의혹이 있었지만 빠른 스피드와 변수가 많은 경기 특성 때문에 적발이 어려웠다는 게 경정장 주변의 이야기다.

경정은 선수 6명이 모터보트를 타고 600m 코스를 3바퀴 돌아 순위를 가리는 경기다.

관람객은 경주마다 선수에게 100원~10만원을 베팅할 수 있고 순위를 맞추면 배당금을 받는다.

베팅 방법은 1위를 맞추는 ‘단승식’, 1~2위 선수 가운데 1명을 맞추는 ‘연승식’, 순위에 상관없이 1~2위를 모두 맞추는 ‘복승식’, 1~2위를 순위까지 맞추는 ‘쌍승식’, 순위에 상관없이 1~3위를 맞추는 ‘삼복승식’ 등 모두 다섯 가지다.

베팅 방법에 따라 배당금은 베팅금액의 수 배에서 수십 배까지 큰 차이가 난다.

상위에 입상할 선수를 미리 알면 일확천금을 거머쥘 수 있기 때문에 승부조작 가능성이 상존한다.

이번 사건은 스타급 경정선수가 억대의 돈을 받고 브로커에게 미리 예상 순위를 문자메시지로 알려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검찰은 승부조작에 가담한 경정선수와 조직, 부당이득 규모를 확인 중이다.

검찰은 복잡한 경기와 베팅 방식 때문에 선수 1명이 순위를 조작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정은 선수는 적고 변수가 많은 경기로 ‘승부조작은 쉬운 반면 적발하기는 어렵다’는 게 관련 업계와 베팅자들의 의견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정사업본부에 등록된 경정선수는 150여명으로 이중 A급 이상 등급을 가진 선수는 10여명에 불과하다.

유력한 선수 몇 명만 포섭해도 쉽게 승부조작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경정은 동일선상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대기 수면에 떠있다 신호와 함께 0~1.5초 내에 가상의 출발선을 통과하는 ‘플라잉 스타팅’이라는 독특한 출발방식이다.

선수들은 출발 1분30초 전 계류장에서 나와 대기 항주를 하다가 대기시간이 끝나자마자 0~1.5초 사이에 출발선을 통과해야 한다. 출발이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늦으면 실격처리된다.

또 곡선을 멀리 돌거나 속도를 조금만 늦춰도 순위가 달라진다. 출발을 늦춘다든지 다른 선수를 방해해 고의로 실격을 택할 수 있다.

현재 등록된 선수 중 4분의1가량이 제재 등을 이유로 일정기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선수가 승부조작에 가담했다 하더라도 적발하기는 쉽지 않다.

검찰은 승부조작이 경정장보다는 판이 큰 사설 경정에서 이용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정장은 베팅 상한액이 10만원으로 정해져 있지만 경정 경기를 중계하며 은밀하게 도박을 벌이는 사설 경정은 상한액을 수백만~수천만원으로 정해놓고 도박한다.

2009년과 2010년 경정 경기를 중계하면서 베팅 상한액을 각각 700만원, 1천만원으로 올려 도박꾼을 유혹해 거액을 챙긴 사설 경정조직이 수사기관에 적발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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