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가해자 입학소식에 신입생들이 떨어요”

“학교폭력 가해자 입학소식에 신입생들이 떨어요”

입력 2012-02-17 00:00
업데이트 2012-02-1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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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지도 교사들, 경찰과 간담회서 고충·애로 쏟아내

“2년 전 15명이 한 여학생을 알몸으로 만들고 집단으로 폭행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 가해자 중 한 명이 우리 학교에 입학한다는 소문에 학생들이 떨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서울 마포경찰서가 17일 관내 24개 중ㆍ고등학교 생활지도부장과 가진 간담회에서는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이 자리에는 서장을 비롯해 ‘학교별 폭력대책 경찰 협력관’을 맡은 형사ㆍ생활안전ㆍ정보과장, 강력계장, 여성청소년계장, 형사ㆍ강력팀장 등 20명이 참석했다.

교사들은 우선 학교폭력의 심각성과 함께 교사들의 고충을 토로했다.

서울여고 김모 교사는 “가해학생들이 징계를 받아 다른 곳으로 전학을 갔다가도 진학할 때가 되면 몇몇이 모이게 되고, 심지어는 피해학생과 같은 학교로 진학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며 “교사는 가해학생에게 전화해 ‘다 알고 있으니 조심히 생활하라’고 지도하지만 그것만으로 학생들의 두려움을 없애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김 교사는 또 “동아리 내에서 선배에게 충성편지를 쓰게 하고 금품도 모으는 일이 비일비재하지만 드러나지 않는다”며 “지속적인 협력으로 학교폭력을 속속들이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이 자리에서 ‘소년범 처리 절차’를 담은 자료를 배포하고 교사들의 법적문제 질의에 답하기도 했다.

교사들은 학교폭력 처리가 미흡했다는 이유로 교사가 잇따라 고소당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경성중학교 양모 교사는 “학생들을 가르쳐온 교사의 눈에는 아이들이 개선의 여지가 있어 보여 잘 지도해보려고 시도하는 과정이 소극적으로 보였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성산중학교 이모 교사는 “교사는 아이들을 처벌 대상이 아니라 교육 대상으로 본다”며 “학생들을 어떻게 개선시킬 수 있는 것인지를 고민하는 사이 사회에서는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며 비판하는 모습이 서운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전문가를 초빙해 회의를 여는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관련 지식이 부족하고 적절한 대처법을 몰라 고생했는데 경찰과의 협력관계를 통해 보다 잘 대처할 수 있게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울 서부교육지원청 김종미 장학사는 이 자리에서 “최근 사회적 질타가 쏟아지면서 학교 현장의 사기가 바닥에 떨어져 있다. 누군가는 맡아야 하기 때문에 3D중에 3D인 생활지도부장을 맡아도 이 분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학부모의 고소ㆍ고발, 사회의 차가운 질타뿐”이라며 “경찰의 도움과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유충호 마포서장은 “교육현장이라는 특성 때문에 긴밀한 협조와 협력이 있어야만 예방이 가능하다”며 “학생지도를 맡고 있는 선생님들로부터 허심탄회한 문제점을 듣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보겠다”고 약속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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