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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승부조작’ 국가대표 등 선수 15명 가담

‘프로배구 승부조작’ 국가대표 등 선수 15명 가담

입력 2012-02-19 00:00
업데이트 2012-02-1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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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15건 이상 조작 확인..‘패키지’ 포섭해 경기 좌우

프로배구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대구지검의 수사를 받는 전ㆍ현직 선수가 15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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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여러분, 죄송합니다”
“팬 여러분, 죄송합니다” 프로배구 드림식스 선수들이 12일 대한항공과의 경기가 열린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최근 불거진 승부 조작 파문을 사과하는 의미에서 머리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이들 중 2명은 국가대표로 뛰기도 했으며 수사대상에 오른 다른 선수들도 대부분 소속팀의 경기 승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주전급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형제 선수까지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조사결과 지금까지 수사대상은 브로커, 전주를 포함해 모두 21명에 달하고 경기조작은 15건 이상으로 밝혀졌다. 여기에는 여자배구 선수 2명이 1건 이상의 승부조작을 한 것이 포함됐다.

남자선수만 보면 현재까지 3개팀 13명이 수사를 받고 있으며 이 숫자는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국가대표 2명 불구속 수사중 = KEPCO의 레프트 박준범(24ㆍ불구속)은 대학시절인 2007년부터 지금까지 국가대표로 활약해 왔다.

한국 배구 최고의 유망주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과 같은해 월드리그 국제대회 때 주전으로 뛰었다.

그는 2010년 프로구단에 입단해 신인왕을 수상하고, 2011-2012 시즌에는 한국배구연맹(KOVO)이 팬투표를 통해 뽑은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양대 출신인 그는 작년 연봉 1억3천만원을 받았다.

또 같은 팀의 임시형(27ㆍ불구속)은 2007년 신인왕을 수상한데 이어 2009년 국가대표로 월드리그에 출전했다. 다양한 테크닉을 구사해 팬들을 몰고 다니던 유망주다.

박과 임은 지난해 룸메이트이다. 이들은 돈을 받는 대가로 경기 중 결정적인 순간에 의도적으로 리시브를 잘못하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공격하기, 정상적인 공격이 어렵도록 토스하기 등의 수법으로 승부 조작에 가담했다고 시인했다.

박은 브로커로부터 1천300만원을, 임은 1천200만원을 받았다고 검찰조사에서 밝혔다.

◇다른 선수도 주전급 = KEPCO의 전직 선수 정모(32ㆍ구속)씨도 팀에서 레프트 공격수로 주포 역할을 했다.

정씨는 승부조작으로 추정되는 2010년 3월 9일 현대캐피탈과의 경기 때 혼자서 무려 3개의 범실을 저질렀다.

이 경기에서 KEPCO는 한 세트에서 상대팀이 저지른 범실(4개)의 2배에 해당하는 8개의 범실을 쏟아냈다.

같은 팀의 전직 선수인 염모(30.구속)씨도 팀에서 수비를 전담하는 리베로 포지션을 맡아 주전으로 뛰다 은퇴했다.

이들 외에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C, S, Y, K, H 선수 등도 모두 팀내 주전급이다.

브로커는 경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세터, 리베로, 레프트를 ‘패키지’로 포섭한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확인됐다.

라이트 공격수는 대부분 외국인 용병이 맡고 있어 브로커의 포섭 대상이 아니었다.

◇수사대상 21명, 조작 15건 확인 = 검찰은 지금까지 2009-2010 시즌에 6건, 2010-2011 시즌에 8건(상무 4건, KEPCO 4건)의 승부조작을 확인했다. 여자배구도 1건이상의 승부조작이 밝혀졌다.

수사대상은 3개팀의 전·현직 남자 선수 13명과 여자 선수 2명 등 모두 15명이다. 남자배구 선수 중 2명은 형제다. 이밖에 브로커 5명, 전주(錢主) 1명이 있다.

KEPCO와 상무는 최하위 팀이다. 따라서 브로커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는 ‘언더오버 20점’으로 도박게임을 개설하고, 베팅 참여자들은 언더(20점 미만), 오버(20점이상) 중 한쪽에 돈을 건다. 패한 점수 차이가 20점을 못미치느냐, 넘기느냐를 놓고 도박을 하는 방식이다.

브로커는 최대 5천만원까지만 베팅을 했다. 너무 큰 금액을 베팅했다가 승부조작이 탄로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브로커 등은 베팅의 배당금 중 300만~500만원을 선수들에게 지급했다.

검찰은 최근 주요 브로커 1명과 전주(錢主) 1명을 체포해 수사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앞으로 전주들이 속속 드러날 경우 사건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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