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수업 전면 시행 열흘 전인데 ‘학교는 아직 준비중’

주5일수업 전면 시행 열흘 전인데 ‘학교는 아직 준비중’

입력 2012-02-19 00:00
업데이트 2012-02-1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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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학부모 “시간표·프로그램 안내 충실했으면”초등학생 평일 시간표 조금 길어질듯

3월부터 전국의 초중고교에서 주5일 수업제가 전면 실시되지만 아직 토요프로그램 등이 제대로 갖춰지거나 안내되지 않은 학교가 많다.

19일 시도교육청과 일선학교에 따르면 전국 거의 모든 초중고교가 다음 달부터 주5일 수업을 시행하지만 새 학기 시작이 임박해서야 지자체의 지원 예산이 내려오는 바람에 현황 파악과 준비가 안 끝난 학교가 상당수다.

대부분 학교에서 봄방학이 시작됐지만 봄방학 전에 평일 시간표나 놀토 프로그램을 안내한 학교도 많지 않아 특히 초등학생을 둔 가정을 중심으로 맞벌이 부모의 걱정이 크다.

서울 청량초교의 경우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토요 프로그램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 어떤 프로그램을 개설하면 좋을지 조사해 프로그램을 조정하고 있으며 개학하자마자 학생들의 신청을 받는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적은 편이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이모(47·여·교수)씨는 “주5일제는 환영하지만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쉬게 돼 당황스럽다”며 “주5일제로 바뀌면서 어떻게 할지에 대해 학교에서 전달받은 게 없다. 학교가 프로그램을 어떻게 운영할지 수요조사도 없었다”고 말했다.

초등 6학년, 중3 자녀를 둔 이모(43·여·회사원)씨는 “학교에서 주5일제 완전 시행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없고 ‘놀토’에 대해 안내받은 사항이 없다”며 “토요일에 아이들을 그냥 집에 두거나 사교육비 지출이 걱정되지만 보습학원을 다니게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나마 작년 2학기에 미리 주5일 수업제를 시범 운영해본 학교들은 여유가 있는 편이다.

동작구 흑석초교는 작년 2학기에 음악교실, 미술교실, 체육교실, 국악·연극 등 각종 토요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전교생의 3분의 1가량이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는 3월 둘째주부터 ‘주말 학교’를 운영한다고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으로 공지했다.

흑석초교 교감은 “올해도 전체 학생이 30% 정도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강사를 초빙해 국악교실을 운영하고 학교 도서실을 늘 개방하며 토요일을 ‘스포츠 데이’로 명명해 농구, 배드민턴 등을 가르칠 것”이라고 말했다.

시범학교들은 주5일제가 잘 정착하려면 학교에만 의존하지 말고 지역사회단체가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에 협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초등학교 연구부장은 “지역사회단체에서 하는 프로그램이 별로 없다 보니 토요일에 체험학습으로 아이들을 보낼 곳이 마땅치 않다”며 “멀리 가기는 부담스러워서 학교 인근에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원구의 한 초교 교감은 “주5일제를 한다는 게 학교가 뭔가를 다 한다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도서관, 미술관 등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토요일 오전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사회 전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요일에 쉬는 아이들이 학원으로 몰리거나 집에서 빈둥대지 않게 하려면 예체능 프로그램 등 양질의 프로그램이 개설돼야 하고 그러려면 예산이 충분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서초구의 한 초교 교감은 “이 지역은 부모가 전문직종인 경우가 많아 학교 프로그램이 메리트가 없으면 한두번 참여시켰다가 안 보내고 사설기관에 보낼 것”이라며 “영화, 연극, 무용, 다큐제작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교육청이 지원해달라”고 주문했다.

토요프로그램 운영을 위해서는 교육청이 지원하는 강사 이외에 교장, 교감, 담당교사 등 3~6명이 매주 나와야 하므로 교사들의 노력도 필수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초등학교들은 대체로 수업 일수를 195일로 잡고 여름방학과 학교 자율휴업일을 대폭 줄여서 수업시수를 확보하는 쪽으로 시간표를 짜고 있다.

초교 1~2학년은 대체로 주중에 1번 있던 5교시 수업이 2번으로 늘고 3~4학년은 변동이 없으며 5~6학년은 6교시가 하루 더 생길 것으로 보여 자녀의 귀가 시간에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학원가는 대체로 주5일제 전면 시행을 아직은 신중히 바라보고 있지만 학교급별로 상황이 다르다.

초등ㆍ중학생 대상 학원은 주5일제가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입시학원은 신규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며 기대하고 있다.

대입 학원들은 “평일에 야간자율학습으로 학원에 갈 수 없었던 학생이 주말을 온전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주말 연합반을 개설하려고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는 학생들이 매주 토요일 학교에 가지 않으니 토요일 단과반은 오전부터 오후까지 강좌를 배치하려 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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