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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는 신용을 잃었어요…앞으로 119에 신고하세요”

“112는 신용을 잃었어요…앞으로 119에 신고하세요”

입력 2012-04-09 00:00
업데이트 2012-04-0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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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이럴 수 있나” 공분

’범죄 신고 112’ 국민의 번호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초등학생도 알고 있는 번호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범죄 신고 112는 ‘신용을 잃었다.’



절박한 심정에 다급한 목소리로 ‘112’ 신고를 한 피해자에게 경찰이 물은 질문은 택배회사의 상담원이 묻는 질문과 같았다. “여보세요. 주소가 어떻게 되지요?”

경찰은 국민의 세금으로 움직이는데 112신고는 긴박한 상황을 설명해도 거짓, 허위신고를 의심한다.

목숨이 ‘백천간두’의 위기에 있던 20대 한 여성은 믿었다. 바로 ‘112’를. 그러나 경찰의 답변은 답답하기만 했다.

”그 범죄가 일어나는 정확한 주소가 어디냐”며 물었고 20명의 112 신고 센터 직원들은 그저 매일매일 일어나는 사건인양 반심반의로 일관했다.

현장에 있는 순찰차에서 근무하는 경찰들은 야근을 하는 게 아니라 졸기에 바빴다.

CBS와 인터뷰에 응한 피해자 A씨의 가족은 A씨의 무사귀환을 빌며 현장을 돌다가 “112 현장 순찰차가 졸면서 대충 훑어 보고, 대충 둘러 보고 심지어 졸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112신고 시스템에 대해 최고라고 극찬해 왔다. 국민의 범죄신고로부터 사건 처리까지 빠르게 진행된다고 자랑했다.

그렇다. 대한민국의 112 시스템은 선진국 수준이다.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 5분도 채 안돼 현장을 달려간다. 하지만 살인사건을 제외한 모든 사건들에 대해서는 경찰이 얼마나 일상적인 일로 생각하는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드러났다.

한마디로 시스템을 운영하는 경찰은 후진국 수준이었다. 112신고를 운영하는 사람들, 즉 경찰들의 문제다.

7분 37초 동안 전화가 연결돼 있었지만 경찰은 피해여성에게 정확한 집주소만 몇 번씩 되물어 보고 있었다. 심지어 ‘피의자가 누군지 아느냐’는 경찰서 조사계에서나 나올 법한 질문이 오갔다.

피해자를 다시 결박하고 때리는 소리를 듣고도 심지어 부부싸움으로 치부했다.

시민들은 112가 “이럴 수가 있냐”고 공분하고 있다.

”나에게 비슷한 일이 닥치면 과연 보호를 받을 수 있을까”라며 불안에 떨고 있기도 하다. 경기도의 문제만이 아니다. 전국 어디서나 모든 국민들이 느끼는 분위기가 그렇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112 신고센터의 신뢰가 바닥수준을 드러냈다.

초등학생때부터 범죄 신고 112의 교육을 받아왔던 시스템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위기다.

심지어 트위터나 인터넷에서는 “여러분은 위급상황시 112보다 119로 하시면 더욱 빠른 대처가 가능합니다”라는 글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112의 명성 추락에 대한 경찰의 보다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보완책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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