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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도 못참아 톡톡…카톡 안하면 왕따

1분도 못참아 톡톡…카톡 안하면 왕따

입력 2012-04-16 00:00
업데이트 2012-04-1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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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생 절반 이상이 스마트폰 소유 일상 지배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들 사이에 카카오톡(카톡)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학업 분위기를 해치는 부작용과 함께 중독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중학교 1학년 김수연(12) 양은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기 어렵다.

친구들과 카카오톡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방과후에 친구들과 놀고 싶지만 모두들 학원에 가다보니 시간 맞추기가 힘들어 카톡을 통해서나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게 김 양의 얘기다.

아이들이 무슨 스마트폰이냐며 혀를 찰 수도 있지만 학생들은 친구들로부터 소외되지 않기 위해 스마트폰, 그 중에서도 카톡을 이용한다.

카톡은 1:1로 주고받는 문자와 달리 한 채팅방에서 여럿이 얘기할 수 있는데 여기에 끼지 못하면 왕따나 다름없게 된다.

앱만 다운받으면 특별한 돈을 들이지 않도고 무한대로 수다를 떨 수도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카톡을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들 사이에서는 거의 필수품이다.

상당수 초·중학교에서 스마트폰을 가진 학생 비율이 한 반에 절반 이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학급을 대략 35명으로 잡으면 적게는 20명 많게는 32명까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카카오톡이 수고와 불편을 덜어준다고 입을 모은다.

일일이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낼 필요없이 카톡 채팅방을 통해 알리고, 움직이면서도 토론이나 조별 과제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일부일 뿐 카톡에서 주고 받는 대부분의 대화는 아이돌 스타 얘기나 드라마 얘기 같은 잡담 수준이다.

실시간 대화가 가능한 카카오톡은 학생들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서울 목동 양천중학교 1학년 최예지(12)양은 “학원 수업 때문에 스마트폰을 잠시 꺼두면 500개씩 글이 올라와 있어 밀린 대화를 숙제하듯 읽어본다”고 말했고, 최 양 친구 황혜빈(13)양도 “카톡 알림음이 시도때도없이 울려 무음으로 해놓고는 하지만 카톡에서 얘기들이 오가는지 궁금해 거의 1분 간격으로 열어본다”며 멋쩍게 웃었다.

카톡에서는 즉각적인 대답이 필수다.

창덕여중 1학년 김채은(13)양은 “수업 듣느라 빨리 대답을 못하면 ‘왜 내 말 씹냐’고 친구들이 오해하기도 하는 데 스마트폰을 켜놓자니 집중이 안되고 꺼두자니 친구들과 멀어지는 것 같다”며 카톡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기도 했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스마트폰이 없어서 카톡을 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소외감이나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스마트폰이 없다는 이화여중 3학년 박혜선 양(14)은 “친구들끼리 무슨 얘기를 하는지 너무 궁금하고, 내 얘기를 하는 건 아닌지 불안하기도 하다”고 고민을 털어 놨다.

학생들 사이에서 카톡 열풍이 불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남자애들은 게임으로 망하고 여자애들은 카톡으로 망한다’는 얘기까지 떠도는 실정이다.

중학생 딸을 둔 한 모(43·여)씨는 “딸이 카톡에 빠져 공부는 제대로 하는지 걱정이 태산이지만 어쩔 수 없다.

스마트폰을 압수한다고 했다가 왕따되면 책임질거냐고 화를 내는 딸에게 무안만 당했다”고 말했다.

’좋은교사운동’ 모임 김현섭 교사는 “정보통신 강국 핀란드에서는 스마트 기기 중독 예방을 위해 초등학교 4학년까지는 스마트 기기 사용에 앞서 정보통신윤리교육, 중독의 문제점을 강도 높게 가르친다”며 “우리도 어느 정도 자기 통제가 뒤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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