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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男, 왜 곡괭이로 경찰차 부쉈나?

30대 男, 왜 곡괭이로 경찰차 부쉈나?

입력 2012-04-23 00:00
업데이트 2012-04-2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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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전소·아내 위암 말기 판정·아들 뇌출혈’차라리 교도소에 보내줘’

’교도소에 보내달라’며 곡괭이로 경찰차를 내리친 30대의 사연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여수시 소호동에 사는 전모(36) 씨. 마땅한 직업이 없어 여수산단 등에서 막노동을 하거나 고물 등을 주으며 근근히 생계를 이어갔다. 집도 소호동의 오래된 빈 집을 구해 월세를 내며 살았다. 하지만 아내(34)와 아들(3), 갓난 아들을 보며 평범하고 단란한 가정을 꿈꿨다.

그러나 지난 1월 집이 우연한 실수로 불이 나면서 모두 타버렸고, 4가족은 엄동설한에 전 씨가 어디선가 구해온 텐트에서 살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업친 데 덮친 격으로 2월 초 아내는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말았다. 병원 측은 아내가 위궤양인 줄 알고 수술을 시도하다 암이 크게 번진 것을 알고 수술을 포기했다.

시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아내의 수술 당일 병원 입원실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식를 듣고 경황이 없던 사이 이제 막 뒤집기를 하던 5개월짜리 아들이 병원 침대에서 대리석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들은 뇌출혈을 일으켰고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한꺼번에 세 가지 우환이 덮친 전 씨는 지난 19일 저녁 곡괭이를 집어 들었다. 경찰에는 소호동 한 식당에서 불법으로 가축을 잡고 있다며 허위로 신고한 뒤 출동한 경찰이 식당으로 들어간 사이 곡괭이로 경찰차 보닛을 수차례 내리쳤다.

전 씨는 경찰에서 “교도소에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참기 힘든 현실에 차라리 교도소에 가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찰은 전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전 씨의 이같은 안타까운 현실을 감안한 탓인지 지난 21일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전 씨의 형(47)은 “동생이 ‘신이 있다면 물어보고 싶다. 왜 한꺼번에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는지’라고 한탄했다”고 전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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