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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때문에 교사들이 과외 받는 이유 알고보니

‘빅뱅’ 때문에 교사들이 과외 받는 이유 알고보니

입력 2012-04-26 00:00
업데이트 2012-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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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1학년 수업을 맡고 있는 과학교사 한모(29·여)씨는 수업시간마다 벽과 마주친 느낌을 받는다고 토로했다. ‘빅뱅´, ‘쿼크’, ‘랩톤’ 등 첫 단원부터 고난도 개념의 용어들이 쏟아져 이해도가 떨어질 뿐 아니라 흥미까지 잃는 현상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한씨조차도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많다.

그는 “화학, 지구과학 등 다른 과목과 연계된 단원을 가르치기 위해 퇴근 후에 따로 EBS 강의를 듣는데, 여기서도 한 단원을 강사 4명이 나눠 강의한다.”면서 “준비과정도 없이 도입한 융합과학 교과서 때문에 교사도, 학생도 모두 적응하지 못해 헤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도입한 ‘융합형 과학’ 교육이 지나치게 어려운 내용에다 갑작스러운 체제 개편으로 현장 적응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과학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돕는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융합형 과학 교과서는 ‘우주와 생명’, ‘과학과 문명’ 등의 주제를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등 각 분야와 연계한 방식으로 구성됐다.

이에 교사들의 고충이 크다. 통합개념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자기 전공 외에 다른 과학과목을 충분히 이해해야 하지만 추가 학습을 위한 연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융합 교과서를 제작한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지금까지 연수를 받은 교사는 400명에 불과하다. 창의재단 측은 “연수를 받은 교사들이 현장에서 다른 교사들에게 교수법을 전파하는 방식으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교사들이 수업시간을 앞두고 다른 과학과목을 전공한 교사들에게 과외를 받는 진풍경까지 벌어지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아예 융합과학의 내용을 선별해 고3 문과생에게 가르치고, 1학년 때는 선택과목으로 수업하기로 한 곳도 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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