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영업정지 파장] ‘뱅크런’ 없었다

[저축은행 영업정지 파장] ‘뱅크런’ 없었다

입력 2012-05-08 00:00
업데이트 2012-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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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한국저축 계열 5곳 어제 하루 390억만 인출 작년 퇴출 때의 10% 수준

지난해 1월부터 20개 저축은행의 퇴출을 지켜본 예금자들은 차분했다. 전날 영업정지된 대형저축은행 솔로몬과 한국 계열의 저축은행 5곳에서는 7일 대량 예금인출 사태(뱅크런)가 일어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금융감독원 및 예금보험공사 직원 230명을 이들 저축은행에 파견, 뱅크런에 대비했지만 기우에 그쳤다.

예금자들이 차분하게 대응한 것은 학습효과 덕분이다. 예금자들은 과거 저축은행 사태를 통해 세 가지를 확실히 배웠다. ▲5000만원 이하의 예금은 반드시 보장되고 ▲계열 저축은행은 모회사와 별개로 운영되며 ▲예금 이자를 손해보면서 너도나도 돈을 빼가면 저축은행이 망하는 지름길이 된다는 사실이었다. 예금자들도 경험을 통해 보다 현명해진 것이다.

5곳 계열 저축은행의 5000만원 초과 예금이 100억원 정도로 적은 것도 예금자들이 심리적 안정을 유지한 배경이 됐다. 진흥저축은행과 부산솔로몬저축은행의 5000만원 순초과 예금은 각각 29억원과 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지난해 2월 17일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된 지 이틀 만에 계열 저축은행 4곳이 뱅크런에 따른 유동성 부족으로 연달아 무너진 사례와, 같은 해 9월 토마토저축은행의 계열사 토마토2저축은행이 일주일 넘게 대량 예금인출로 몸살을 앓았던 상황은 재현되지 않았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솔로몬 계열의 부산솔로몬·호남솔로몬저축은행과 한국 계열의 진흥·경기·영남저축은행 등 5곳에서는 마감 시간인 오후 4시 기준 모두 390억원이 인출됐다. 지난해 1, 2차 저축은행 구조조정 다음 날 인출금액(730억원)의 10% 수준이며 지난 금요일인 4일 인출액의 절반 정도로 규모가 크게 줄었다.

금융당국과 저축은행 업계가 가장 우려했던 곳은 진흥저축은행이었다. 자산이 1조 9518억원으로 덩치가 크고 막판까지 영업정지 명단에 오르내린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예금자들은 뜻밖에 차분했다. 서울 중구 북창동 본점에는 이날 300여명이 다녀갔지만 대기시간이 길지 않아 정상 업무 처리가 가능했다. 김영수 진흥저축은행 영업부장은 “고객들이 예금자 보호제도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서 큰 동요는 없었다.”면서 “신규 예금 가입이나 만기 연장을 원하는 분들이 있어 전용 창구 2개를 따로 마련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

한국 계열의 경기저축은행 고객들도 동요가 적었다. 이날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1동의 경기저축은행 본점에서 만난 주부 이모(52)씨는 “의정부 사람들은 경기저축은행을 오랫동안 신뢰하고 거래해 왔다.”면서 “예금자들이 돈을 안 빼면 이자도 지키고 은행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5000만원가량 후순위채권에 투자했다는 이모(78)씨도 “지난해 부산저축은행 사태 때에는 이곳도 발 디딜 틈이 없었는데 오늘 아침부터 와서 쭉 지켜보니 뱅크런은 없을 것 같다.”며 발길을 돌렸다.

부산솔로몬저축은행도 부산 중구 부평동 본점 등 6개 영업점에 ‘서울 솔로몬저축은행과는 별도 법인이며 회계도 따로 운영된다.’는 안내문을 일제히 내걸고 고객을 안심시켰다.

부산 김정한·서울 오달란·이성원기자

dallan@seoul.co.kr

2012-05-0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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