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104년만의 가뭄’ 식탁물가 급등… ”장마 더 문제”

‘104년만의 가뭄’ 식탁물가 급등… ”장마 더 문제”

입력 2012-07-04 00:00
업데이트 2012-07-04 17:3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배추ㆍ대파 ‘3배’ 껑충..농민도 작황 부진에 ‘한숨’

104년 만에 찾아온 긴 가뭄에 농산물 작황이 부진해지면서 식탁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급등한 농산물 가격에 쉽사리 지갑을 열지 못하는 소비자들이나 출하량이 줄어 손해가 막심한 농민들이나 시름이 깊어지기는 마찬가지.

전문가들은 생육기간이 긴 과일 등을 중심으로 농산물 물가는 당분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 지난해보다 30~40%↑..”아껴서 장 봐도 돈 2배 이상”

4일 오후 강원도 춘천시 온의동에 있는 한 대형마트 농산물 코너에는 물건을 고르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뜸했다.

양파나 당근, 감자, 고구마 등 채소를 두어 개씩만 골라 비닐봉지에 담는 주부들이 간혹 눈에 띌 뿐이었다.

장을 보러 나온 주부 방모(31ㆍ여)씨는 “예전에는 2만~3만 원이면 채소 몇 가지는 살 수 있었는데.. 이렇게 비싸서야 김장도 못 담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이 대형마트는 배추 한 포기에 2천500원, 무 한 통은 1천800원에 내놨다. 양파 1.5㎏ 한 망은 3천900원, 대파 700g 한 단은 1천980원, 감자 900g은 2천380원을 써 붙였다. 이들 농산물은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30~40% 올랐다.

주부 이모(42ㆍ여)씨는 “가뭄 때문에 국내산 과일은 가격이 많이 올라 부담스러워 수입산 포도 몇 송이를 골랐다”며 “아껴서 장을 봐도 예전보다 돈이 2배 이상 나온다”고 한숨을 쉬었다.

대형마트 식품코너 관계자는 “가격이 부담스러운 국내산 채소 대신 아예 가공식품이나 수입산을 찾는 주부들이 늘었다”며 “가뭄도 문제지만 장마가 이어지면 마늘이나 양파 같은 저장작물의 가격도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 배추ㆍ대파 가격 ‘3배’ 껑충..사과도 지난해 2배 = 4일 수원시 농수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배추값의 경우, 지난해 3포기 3천300원이었던 것이 1만 1천 원(3일 기준)으로 3배가량 올랐다.

6월 첫째 주 3천800원이었던 배추값은 가뭄이 절정에 다다랐던 지난달 마지막 주에 7천 원 선을 넘어서면서 폭등세를 이어갔다.

대파의 경우 예년에 1㎏ 770원이었던 가격이 최근 2천 원 선을 훌쩍 넘어섰으며, 평년 10개에 6천600원에 거래됐던 무는 1만 9천 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과는 지난해보다 2배가량 값이 올라 10㎏ 8만 5천 원 선에서 거래된다.

충남 서산지역의 경우 감자 20㎏ 들이 1상자의 도매시장 출하가가 지난해 1만 3천 원에서 올해 2만 4천 원대로 70% 이상 올랐다.

가뭄 피해가 그다지 심하지 않은 경남지역도 일부 농산물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풋고추 10㎏가 2만 9천 원에 팔리고 있다. 지난해 1만 7천200원과 비교하면 1만 1천800원 올랐다.

김병선 수원시 농수산물도매시장 운영팀장은 “상추와 같은 채소는 비교적 생육기간이 짧아 날씨변화에 즉각적인 변화를 받으므로 가뭄현상이 잦아들면 가격 폭등세는 열흘 안팎으로 진정될 것이지만 생육기간이 긴 과일 값은 당분간 고공행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농민은 농민대로..작황 부진에 ‘한숨’ = 농산물 가격은 올랐지만 산지 농민들은 작황 부진으로 수확량이 줄어 이득을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 이장 이근용(56)씨는 “지난주에 비가 오기는 했지만 여전히 가물어 모종을 제대로 심지 못한 농가들이 많다”고 말했다.

홍천군 서석면에서 오이밭 1만㎡를 경작하는 유경준(63)씨도 “벼농사는 걱정이 없지만 고추나 양파, 오이 같은 밭작물은 비가 안 오면 농사를 망친다”며 “작황이 안 좋아서 고르다 버리는 게 더 많을 정도”라고 말했다.

전국 양파 생산량의 23%를 차지하는 경남 지역의 올해 양파 생산량이 26만 5천여t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생산량(35만 7천여t)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농협 측은 올해 봄 습해와 여름 가뭄 때문으로 분석했다.

춘천시 농수산물도매시장의 한 관계자는 “가뭄도 문제지만 곧 닥쳐올 장마가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가 장마에 대비해 수해대책을 제대로 마련해야 농산물도 보호하고 물가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