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에서 원룸 건축에 투자했다가 실패, 수억원의 빚을 진 안씨는 지난해 11월 S사와 D사에 모두 34억원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같은 해 12월 30일 영등포역 일대에서 자신을 대신할 대상을 물색하다가 나이와 인상 등이 비슷한 노숙인을 발견, 강서구 화곡동 집으로 유인해 살해했다. 안씨는 한약에 미리 준비한 10일분의 수면제를 타서 먹게 했다.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위장한 것이다.
안씨는 친언니 등을 시켜 병원에서 자신의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았다. 노숙인의 시신을 화장, 임진강 인근에 뿌린 뒤 사망진단서를 근거로 보험사 2곳에 보험금 34억원을 신청했다. 보험설계사 최씨는 자신의 부채 1억원을 안씨가 갚아주는 조건으로 협조했다.
경찰은 보험금을 2차례밖에 납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한 점 등을 이상하게 여긴 보험사의 제보에 따라 수사에 나섰다. 안씨는 범행 이후 광주의 한 점술인 촌에 숨어 지인들과 연락하며 생활했다. 안씨는 경찰에 검거된 뒤 살인 혐의를 벗어나기 위해 “1500만원을 주고 시신을 인터넷에서 샀다.”는 등 거짓 진술을 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