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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서울대 출신인데..”수억대 사기 행각

“나 서울대 출신인데..”수억대 사기 행각

입력 2012-07-19 00:00
업데이트 2012-07-1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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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모 졸업사진까지..20년간 가족 친지도 몰라

20여년간 서울대 출신으로 행세하며 수억 원을 가로챈 40대가 경찰에 구속됐다.

광주지방경찰청 수사2계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온 보험사 지점장을 사칭, 동호회원들로부터 투자 명목으로 수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김모(43)씨를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김씨는 동호회 등에서 활동하며 수익성 좋은 상품에 투자해주겠다며 박모(35)씨로부터 1억 5천만원을 받는 등 14명으로부터 3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기도의 한 고교를 졸업한 김씨는 가족에게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했다고 속이고 실제 1994년 졸업식에 참석해 학사모를 쓴 사진까지 찍었다.

최근에는 서울대 동창회가 만드는 인명록에 이름을 넣어 버젓이 행세해 왔다.

김씨는 고교 졸업 후 보험회사 등에서 일했다. 3년전 광주에 내려와 고급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골프나 다이빙, 스키, 색소폰 동호회에서 회식비를 부담하는 등 재력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한 스포츠클럽에서는 1천만원에 달하는 장비를 현금으로 사 주변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직원 회식비로 100만원을 빌려 쓰고 이자를 더해 140만원을 갚는 등 환심도 샀다.

피해자 가운데는 보험사 지점장으로 발탁시켜주겠다는 말에 직장을 잃기도 했다. 결혼을 앞두고 모아 둔 돈을 모두 빌려 줘 받지 못한 사례도 있다.

김씨는 각종 동호회에서 총무 등을 맡아 회비를 가로채기도 했다.

특히 가족과 동거녀까지 김씨가 서울대 출신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고 경찰이 전했다.

빌려간 돈을 갚아 달라고 하면 ‘로비자금으로 쓰여 표면에 드러나면 안 된다. 서울대 동창 중에 고위층이 많아 고소해봤자 실익이 없다’며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도 김씨가 서울대 출신이라고 믿는 피해자가 많아 피해액이 늘어날 수 있다”며 “학벌과 인맥을 과신하는 사회 풍토가 만든 범죄다.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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