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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배달제’… 아직도 위험한 질주

‘30분 배달제’… 아직도 위험한 질주

입력 2012-07-24 00:00
업데이트 2012-07-24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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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직원 사고 빈발하자 피자업체 “폐지” 말뿐 고객 할인 혜택만 없애고 내부 규정은 그대로 유지

배달직원들의 교통사고가 잇따르자 스스로 폐지를 공언했던 도미노피자, 미스터피자 등 대형 피자업체들이 여전히 ‘30분 배달제’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도미노피자는 본사 차원에서 가맹점의 피자 조리 및 배달의 단계별 규정시간을 정해 가맹점 평가에 반영하는 등 ‘30분 배달제’를 유지하고 있다. 30분 배달제란 30분 안에 주문한 피자를 배달하지 못하면 피자값을 할인해 주는 서비스다. 이 때문에 배달 직원들이 무리한 배달에 나서 사고가 빈발하자 업체들은 지난해 2월 철회 방침을 내놓았다.

도미노피자의 경우 보통 피자 주문을 접수한 뒤 포장까지 10분가량이 걸린다. 배달직원은 배달 직전 내부 시스템에 ‘배달 시작’을 입력한 뒤 40분 안에 배달을 마치고 매장으로 돌아와야 한다. 즉 목적지에 상관없이 매장을 출발하면 20분 안에 배달을 끝내야 하는 것이다.

주문량이 많지 않거나 거리가 가까우면 30분으로 충분하지만 주문이 한꺼번에 밀리는 시간대에는 시간과의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오후 6~9시쯤에는 교통체증도 심해 배달이 쉽지 않다. 게다가 30분 배달제 폐지 전에는 배달직원의 출발과 도착시간만 체크했지만 지금은 피자를 오븐에 넣고 꺼내는 시간까지 시스템에 입력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탓에 배달시간이 더욱 빡빡한 실정이다. 피자업체 본사에서는 매달 단계별 시간 준수상황을 점검해 가맹점 평가에 반영, 하위등급을 받는 곳은 영업정지까지 당할 수 있다.

도미노피자 관계자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최소한의 내부 시스템”이라며 “주문이 밀릴 경우 고객에게 양해를 구하는 ‘웨이팅’ 제도 등 보완책을 운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미스터피자의 경우 평가에 반영하지는 않지만 30~40분 안에 피자를 배달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2008년부터 최근까지 도미노피자에서 일한 박모(24)씨는 “고객에게 주어졌던 할인 혜택 등만 없어졌을 뿐 배달직원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더욱 심해졌다.”고 털어놨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2012-07-2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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