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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흥분 최고조 상태서 계획대로 범행”

“성적 흥분 최고조 상태서 계획대로 범행”

입력 2012-09-01 00:00
업데이트 2012-09-01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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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러도 경악한 나주 성폭행

집에서 잠든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범행 수법에 경험 많은 범죄 전문가들조차 경악하고 있다.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 등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성적 흥분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에서 저지른 계획범행일 가능성을 주목했다.

박지선 경찰대 교수(범죄심리학)는 “(술김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범인의 진술과 달리) 계획 범죄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평소 잘 아는 여성의 어린 딸 A양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고, 범행 몇 시간 전 A양의 어머니를 PC방에서 만나 “아이들은 잘 있느냐.”고 물었던 점 등으로 볼 때 가족 구성원, 집 내부 구조, 집에 침입할 방법 등을 사전에 파악해 범행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아동 성범죄자 가운데 범행 전 자신이 선호하는 연령대의 어린이를 표적 삼아 그 가족과 친분을 쌓거나 아동과 지속적으로 만날 수 있는 직업을 갖는 등 치밀하게 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7월 경남 통영에서 10세 여아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김모(45)씨도 피해 아동을 주변에서 지켜봐온 이웃이었고, 지난 1월에는 영어학원 운전기사로 일하며 10세 여아를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권모(54)씨가 창원지법으로부터 징역 3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아동·청소년 성범죄자 등 흉악범 1200여명을 만난 강덕지 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범죄심리과장은 범인이 피해 어린이의 집에 도착하기 전 이미 도를 넘은 흥분 상태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때문에 범행에 몰입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대담한 범행을 했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그는 “보통 성범죄자들은 포르노물을 엄청나게 본다. 범행 전 성적 흥분이 극도로 고조됐다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터널 앞에 서면 뻥 뚫린 구멍만 보일 뿐 주변이 보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범죄심리학)도 범인이 멀리 도주하지 않고 자주 가는 PC방에서 검거된 점을 근거로 “인터넷에 중독돼 자신의 안위조차 걱정하지 못하는 상태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아동 성범죄자는 천성적 요인보다 성장 과정에서 겪은 왜곡된 경험 탓에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성장기에 여성 등 주변인과의 관계에서 트라우마를 겪거나 아동 포르노 등 왜곡된 영상을 계속 보면서 범죄 대상의 연령은 상관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범인은 벌금 전과만 한 건 있을 뿐 성범죄 전과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전문가들은 범행의 대담성 등 초범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를 들며 여죄 가능성을 꼼꼼히 수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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