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임대 8만호 공급 순조…효과는 ‘글쎄’

서울 임대 8만호 공급 순조…효과는 ‘글쎄’

입력 2012-09-17 00:00
업데이트 2012-09-17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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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목표량 초과…市 “물량ㆍ예산 차질 없어”

박원순 서울시장이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임대주택 8만호 공급이 수치상으로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토지매입의 번복 등으로 인한 혼란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박 시장은 오세훈 전 시장이 약속한 6만호에 2만호를 더해 2014년까지 총 8만호의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시는 올해 목표치보다 5천695호를 더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1순위 공약사항인 만큼 예산 확보에도 차질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시장이 제시한 신개념 임대주택의 실현 가능성, 수요자 욕구와 주택 질에 대한 고려 부족, 토지매입 계획의 번복 등은 목표량 달성의 문제와 별도로 판단해야 할 부분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매년 2만2천호 공급…”내년 예산 9천억 확보 차질 없어” = 서울시는 올해 1만6천305호를 공급할 예정이었지만 조기 달성한 상태로 연내 2만2천호까지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17일 밝혔다.

김장수 시 임대계획팀장은 “내년과 2014년에도 2만2천호씩 공급할 예정이며 예산은 각각 9천억원, 1조3천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장기계획을 발표할 때 예산도 고려된데다 우선 공약사항이어서 예산 확보에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 공급된 물량은 주로 서초구 우면2지구, 강남·서초 보금자리지구, 강서구 방화동 원룸 등이다.

내년에는 소규모 보금자리 사업이 집중 추진된다. 상계지구, 신내3지구, 내곡지구, 세곡2지구, 양재동 건설형 시프트, 구의동 대학생 기숙사 등이 예정된 상태이며, 마곡지구의 분양도 시작된다.

◇”토지매입이 가장 큰 문제”…계획 번복 잦아 시민 혼란↑ = 그러나 목표량을 달성하기까지 토지매입 계획이 번복되는 경우가 잦아 시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시는 항동지구(3천209호)에 대한 공사채 발행이 늦어지자 해당 물량은 목표치 8만호에서 아예 제외했다. 은평 물푸레골 1천961호도 소방학교 건설로 취소돼 은평 기자촌 생태마을 등 대체부지를 검토하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사실 땅 찾기가 가장 힘들다. 어느 한 곳이 취소되면 또 다른 땅을 찾아내 물량을 맞추고 있지만 자투리 시유지 등은 막상 보면 주택을 짓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고충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잦은 계획 번복이 시장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남진 교수는 “주택시장은 어디에 몇 호를 공급하는지 예측할 수 있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시민들이 ‘내가 돈을 벌어서 어디에는 갈 수 있겠다’는 걸 알고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 질 저하ㆍ수요자 욕구 파악 미비 등 지적도 = 전문가들은 또 수요자들의 욕구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8만호’라는 수치만 우선과제가 돼 주택 질이 떨어질 가능성도 우려한다.

건국대 부동산학과 이현석 교수는 “우선 8만호에 들어갈 사람들을 선정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합의부터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립대 남 교수도 “8만호 공급은 가능하겠지만 어떤 주택을 어느 장소에 어떤 식으로 공급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라며 “예컨대 8만호를 매입비용이 낮은 그린벨트 외곽에 공급하면 도심에 직장을 가진 저소득층은 출퇴근을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량부터 정할 게 아니라 생활권 별로 수요를 파악해 공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원순표’ 신개념 임대주택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현재 시유지를 활용한 주택이 연남동, 신림동 등에 공급되고 있으며, 다가구주택 매입과 신축도 1천500호씩 진행됐다. 장기안심주택은 올해 1천200호 지원됐으며 공공원룸주택은 550호, 대학생용 다가구주택은 200호 공급됐다.

세종대학교 행정학과 변창흠 교수는 “여성안심주택이나 원룸텔 등은 재정부담이 적으면서도 주거 안정을 꾀할 수 있다”며 “정부의 법개정이 이뤄지면 내년부터 본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국대학교 도시계획과 조명래 교수는 “대안 주택들이 좋은 의도이고 효과도 있지만 지금 뉴타운 출구전략 등의 사업이 우선이다보니 기대만큼 (신개념 임대주택의)성과는 아직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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