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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T·이경백·가족비리…검·경 사사건건 ‘충돌’

YTT·이경백·가족비리…검·경 사사건건 ‘충돌’

입력 2012-09-24 00:00
업데이트 2012-09-2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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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룸살롱 수뢰의혹 경찰 대거 수사…경찰, 檢 간부 형 수사 풀려난 ‘룸살롱 황제’ 이경백에 대한 경찰 조사 놓고도 신경전

검찰과 경찰이 국내 최대 룸살롱인 ‘어제오늘내일(YTT)’, ‘룸살롱 황제’ 이경백씨, 검찰 간부 형인 세무서장의 뇌물수수 의혹 사건을 놓고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두 조직이 서로 할퀴려 하는 형국이다.

검찰이 YTT의 불법행위와 연루된 경찰들을 광범위하게 수사 선상에 올려놓으면서 경찰을 압박하는 모양새인 반면 경찰은 검찰 주요 보직 간부와 형제 간인 세무서장의 뇌물수수 혐의를 파고들며 맞서는 흐름이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재판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경백씨도 경찰이 다른 혐의로 조사하면서 검찰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 경찰 겨눈 검찰의 ‘칼’ YTT = 검찰이 23일 중간수사 결과를 내놓은 YTT 사건은 이제 본격적으로 경찰을 겨냥하고 있다.

YTT의 성매매 및 뇌물상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박성진 부장검사)는 YTT를 비롯해 서울 강남 일대 유흥주점 수십 곳에서 관내 경찰관들을 상대로 단속 무마 명목의 뇌물을 제공한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고 24일 밝혔다.

검찰은 경찰에서 강남 지역 일선 경찰서 및 지구대의 최근 수년치 배치표를 제출받아 이중 뇌물수수 의혹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경찰관들의 명단을 추려내고 있다.

경찰이 검찰에 제출한 경찰 명단은 7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 사건으로 경찰 고위간부를 노리고 있다는 풍문도 경찰 조직 내부에선 흘러나온다.

이런 의혹을 접한 검찰 간부가 “언제든 지분을 줄 테니 함께 수사에 참여하라”고 발언한 것이나 경찰이 내부비리전담수사대를 가동한 것도 결국 이 같은 갈등의 연장선에서 보는 시각이 많다.

김기용 경찰청장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현직 경찰 수백명이 연루가 돼 있다는 식의 의혹이 불거지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라면서 “삼류소설도 아니고 너무 막연하다”고 비판했다.

◇ 경찰, 검찰 간부 가족 비리 수사 =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수사 중인 세무서장 뇌물수수 의혹 사건은 검찰에 대한 경찰의 공격 카드로 해석되고 있다.

서울지역 세무서장 재직 당시 지위를 악용해 금품, 골프비 등을 접대받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국세청 간부 A씨가 대검 간부의 형이기 때문이다.

특히 A씨가 이 같은 가족 관계를 외부에 공공연히 과시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어 검찰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이 A씨에 대한 혐의가 상당 부분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A씨의 사무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한 가운데 검찰이 5번이나 영장을 기각한 점도 이 사건을 검·경 갈등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다.

현재 해외 체류 중인 A씨는 경찰의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경찰 수사와 관련, 내부적으로 관련 동향을 면밀히 점검한 결과 검찰과 직접 관련성은 없다고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이 A씨가 자주 드나들던 수도권의 한 골프장에 대해 신청한 압수수색영장이 검찰에서 수차례 기각된 것과 관련, 검찰 내부에서는 “A씨가 업자에게서 뇌물을 받았다는 물증 확보가 쉽지 않자 골프장 출입 내역을 다 들여다보겠다는 식으로 수사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 같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경백·조희팔 사건 두고도 갈등 = ‘룸살롱 황제’ 이경백씨를 두고도 검찰과 경찰은 팽팽한 기싸움을 하고 있다.

이씨는 성매매, 탈세, 뇌물상납 등 각종 비리를 저질러 구속기소됐으나 지난 7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이씨의 성매매 알선 수익을 산정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1심 실형보다 훨씬 가벼운 형이 나왔다는 논란이 있었다.

경찰은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씨를 허위 서류로 저축은행에서 수십억원을 대출받은 혐의(사기)로 지난 19일 체포해 조사했다. 경찰은 체포 당일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 단계에서 기각됐다.

이씨가 검찰 수사에서 뇌물을 상납한 공무원 중 경찰만 불어 결과적으로 전ㆍ현직 경찰관 10여명이 구속됐다고 비난한 경찰이 다시 이씨를 수사해 잡아넣으려 하는 반면 검찰은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양측이 신경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검찰 관계자는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기각한 것이고 이씨는 선불금 사기 대출 의혹의 주범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씨를 불러 조사해 봐야 하니까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체포해 조사했지만 구속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경찰은 수사 내용을 보강해 다시 한번 구속영장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의 생사 여부를 두고도 검찰과 경찰은 미묘한 갈등관계를 형성했다.

경찰은 조씨의 위장 사망 가능성을 열어놓되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공식적인 판단을 내놓은 반면 검찰은 경찰의 발표 직후 중국 공안에 조씨의 사망 여부를 알려달라고 요청, 경찰의 판단을 믿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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