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LG화학 폭발사고, ‘안전소홀’이 화 키웠다

LG화학 폭발사고, ‘안전소홀’이 화 키웠다

입력 2012-10-16 00:00
업데이트 2012-10-16 13:4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설계 변경해 다이옥산 강제회수…사고 위험성 키워제전복·제전화 착용 안한 근로자 출입 허용

8명의 목숨을 앗아간 LG화학 청주공장 폭발사고는 근로자들의 안전을 소홀히 한 공장 측의 ‘안전 불감증’이 부른 참사로 결론났다.

청주 흥덕경찰서는 16일 이 공장 임직원 6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책임자인 상무 P(44)씨 등 3명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지난 8월 23일 오전 10시16분 청주공장 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재료공장에서 폭발성 용매인 다이옥산을 회수하는 드럼통이 폭발, 8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OLED는 휴대전화나 오디오 등의 디스플레이에서 자체 발광하는 물질로, LG화학은 이를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 시장 확보에 주력해 왔다.

그러나 LG화학은 OLED 생산에 쓰이는 다이옥산의 폭발성이 강하고, 정전기가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근로자들의 안전을 외면했다.

안전 불감증은 설계를 무리하게 변경, OLED 재료공장을 건설한 데서도 확인됐다.

OLED 생산에 쓰인 다이옥산은 낙차를 이용해 회수해야 한다. 자칫 무리하게 회수할 경우 호스 안쪽에서 정전기가 발생, 폭발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LG화학은 회수된 다이옥산을 신속히 재활용하기 위해 2층 생산라인에서 1층 회수 시설로 옮기지 않고 2층에 드럼통을 설치, 강제 회수하는 방식으로 설계를 변경했다.

호스에 질소를 투입, 다이옥산을 강제로 드럼통에 밀어 넣는 방법도 썼다. 다이옥산이 폭발할 수 있는 위험한 환경을 스스로 조성해놓은 것이다.

LG화학은 OLED 재료공장을 ‘화약고’로 만들어놓고도 근로자들을 대형 사고로부터 지킬 수 있는 안전시설 구축마저 외면했다.

작업장 바닥에 정전기를 예방하는 대전(帶電) 방지용 페인트가 아닌 불연재 페인트를 칠했다. 대전 방지용 페인트의 가격이 비싸다는 게 그 이유였다.

LG화학은 산업안전보건공단에는 대전 방지용 페인트를 칠한 것처럼 허위 보고했다.

LG화학은 OLED 재료공장을 ‘폭발방지 지역’으로 지정했으나 정작 이곳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에 대해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던 사실도 드러났다.

이 공장에서는 정전기를 예방하는 신발인 제전화를 신고 작업복인 제전복을 착용해야 했지만 사고 당시 근로자들은 제전화와 제전복을 착용하지 않은 채 일을 하다가 화를 당했다.

LG화학은 이들에게 제전복만 지급했을 뿐 제전화는 아예 제공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이옥산 회수라는 위험성 있는 작업이 진행 중인데도 신규 시설 테스트를 하는 직원 7명(협력업체 직원 2명 포함)의 현장 출입을 허용했다.

LG화학이 자체 안전 규정만 지켰더라도 8명이 사망한 대형 참사는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사고를 수사한 한 경찰관은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번 사고는 LG화학의 총제적인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인재”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