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한 마포 부구청장, 3년 집필
후한 이후 위·오·촉 삼국의 흥망성쇠를 다룬 소설 삼국지는 끊임없이 다양한 버전으로 출간되고 있는 불멸의 고전 중 하나다. 국내에서는 소설가 이문열, 정비석, 황석영 등이 자신의 이름으로 이를 상재했고, 그런 이유로 삼국지는 문체가 무르익은 노련한 원로 작가들의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김경한 마포 부구청장
김 부구청장의 설명대로 이번에 나온 ‘김경한 삼국지’(동랑커뮤니케이션즈 펴냄)는 기존 소설가들의 이야기와는 조금 방향이 다르다. 기존 삼국지가 소설의 재미를 위해 문학적 상상력에 많이 의존했다면, 김경한 삼국지는 가능한 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이야기를 풀어냈다. 여기 등장하는 사건의 전후 관계부터 심지어 대화까지도 가능하면 사료를 바탕으로 하고 상상은 심리 묘사 등으로만 한정했다.
이를 위해 김 부구청장은 삼국지연의의 원자료라 할 수 있는 진수의 ‘삼국지’ 10만자, 이에 대한 역사가 배송지의 주석 10만자를 직접 참고했다. 또 범엽의 ‘후한서’, 방현령의 ‘진서’, 사마광의 ‘자치통감’, 유의경의 ‘세설신어’, 위수의 ‘위서’ 등 중국 역대왕조의 정사인 ‘24사’를 원문 그대로 검토하고 해석해 인용했다. 이런 지난한 과정을 거친 탓에 집필 자체에만 3년이 넘게 걸렸다.
김 부구청장은 행정고시(32회)에 합격하며 1990년 영등포구청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청와대 행정관, 서울시 푸른도시과장, 수도권교통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김 부구청장은 공직 생활 중에도 ‘학인 관료’에 뜻을 두고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 버클리대, 듀크대 등에서 공부하기도 했다. 한때는 문학에 뜻을 두고 신춘문예에 몇 차례 도전하기도 했다. 또 번역서를 내고 현재는 꾸준히 블로그를 운영하며 필력을 자랑하고 있다. 김 부구청장은 “삼국지는 해외 연수 기간 동안 기회를 얻어 집필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현재는 중책을 맡고 있으니 당분간은 업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2012-10-19 2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