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중국 정사 24史 기록에 바탕 삼국지 12권 공무원이 펴내

중국 정사 24史 기록에 바탕 삼국지 12권 공무원이 펴내

입력 2012-10-19 00:00
업데이트 2012-10-19 00:3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김경한 마포 부구청장, 3년 집필

후한 이후 위·오·촉 삼국의 흥망성쇠를 다룬 소설 삼국지는 끊임없이 다양한 버전으로 출간되고 있는 불멸의 고전 중 하나다. 국내에서는 소설가 이문열, 정비석, 황석영 등이 자신의 이름으로 이를 상재했고, 그런 이유로 삼국지는 문체가 무르익은 노련한 원로 작가들의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이미지 확대
김경한 마포 부구청장
김경한 마포 부구청장
이런 통념을 깨고 한 공무원이 삼국지를 12권 분량으로 펴내 화제다. 21세기의 시각으로, 또 정사에 더 큰 무게를 실어 삼국지를 써냈다는 김경한 서울 마포구 부구청장이 그 주인공이다. 18일 김 부구청장은 “이 책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번역, 평역한 책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라면서 “주자학적 가치, 정사(正邪)에 대한 흑백논리 등 현실과는 맞지 않는 연의의 가치관를 배제하고 정사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 부구청장의 설명대로 이번에 나온 ‘김경한 삼국지’(동랑커뮤니케이션즈 펴냄)는 기존 소설가들의 이야기와는 조금 방향이 다르다. 기존 삼국지가 소설의 재미를 위해 문학적 상상력에 많이 의존했다면, 김경한 삼국지는 가능한 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이야기를 풀어냈다. 여기 등장하는 사건의 전후 관계부터 심지어 대화까지도 가능하면 사료를 바탕으로 하고 상상은 심리 묘사 등으로만 한정했다.

이를 위해 김 부구청장은 삼국지연의의 원자료라 할 수 있는 진수의 ‘삼국지’ 10만자, 이에 대한 역사가 배송지의 주석 10만자를 직접 참고했다. 또 범엽의 ‘후한서’, 방현령의 ‘진서’, 사마광의 ‘자치통감’, 유의경의 ‘세설신어’, 위수의 ‘위서’ 등 중국 역대왕조의 정사인 ‘24사’를 원문 그대로 검토하고 해석해 인용했다. 이런 지난한 과정을 거친 탓에 집필 자체에만 3년이 넘게 걸렸다.

김 부구청장은 행정고시(32회)에 합격하며 1990년 영등포구청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청와대 행정관, 서울시 푸른도시과장, 수도권교통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김 부구청장은 공직 생활 중에도 ‘학인 관료’에 뜻을 두고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 버클리대, 듀크대 등에서 공부하기도 했다. 한때는 문학에 뜻을 두고 신춘문예에 몇 차례 도전하기도 했다. 또 번역서를 내고 현재는 꾸준히 블로그를 운영하며 필력을 자랑하고 있다. 김 부구청장은 “삼국지는 해외 연수 기간 동안 기회를 얻어 집필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현재는 중책을 맡고 있으니 당분간은 업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2012-10-19 29면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